분규 단체인 미주 한인회 총연합회가 7월 12일 같은 날 시카고에서 박균희, LA에서 남문기가 28대 총연 회장 취임식을 개최한다. 이번에도 둘로 갈라진 미주 한인회 총연합회는 데칼코마니 미술 시간도 아니고 따라쟁이 학예회 발표 시간도 아니고, 한쪽이 하면 다른 한쪽이 똑같이 행사를 진행 한다는 유치한 수준 이하의 행태를 한인사회에 보여주고 있다.
미주 총연의 회장이란 자리는 250만(?) 한인을 대표하는 막중한 공인의 역할을 감당해야 하는 책임있는 자리이다. 어떻게 보면 미주 한인사회 최고위 공인의 어른이며,지성인으로 한인사회의 위상을 대변하는 전문가 역할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자리라고 할수 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미주 한인사회는 총연 회장에 관심(?)있는 자들이 공통적으로 앓고 있는 병이 ‘리플리 증후군’ 증세라고 한다.
리플리 증후군(Ripley Syndrome)은 자신의 현실을 부정하면서 마음속으로 꿈꾸는 허구의 세계를 진실이라 믿고 거짓된 말과 행동을 반복하게 되는 반사회적 성격장애를 뜻하는 용어이다. ‘리플리 병’ 또는 ‘리플리 효과’ 라고도 한다. 성취 욕구가 강한 무능력한 개인이 마음속으로 강렬하게 원하는 것을 현실에서 이룰수 없는 사회 구조적 문제에 직면했을 때 가장 많이 발생한다.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없어 열등감과 피해의식에 시달리다가 상습적이고 반복적인 거짓말을 일삼으면서 이를 진실로 믿고 행동하게 된다.
이렇듯 현실 세계를 인정하지 않고 자신이 생각하는 허구만을 사실인 것처럼 믿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런 사람들을 두고 리플리 증후군을 앓고 있다고 말한다. 반사회적 인격장애에 해당하는 이 증상은 가상의 허구 인물이나 유명한 사람과 자신을 일치시키려는 시도를 보이는데, 결국 주변 사람들을 속이게 되고, 지속적인 거짓말을 해서 사람들의 신뢰를 잃기도 한다. 정상적인 사람은 거짓말을 하면 가슴이 두근 거리고 죄책감을 느끼게 마련이다. 하지만 리플리 증후군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자신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느끼지 못한다. 그들이 만들어 낸 거짓이 사실이라는 착각을 하면서 지낸다.그러니 죄책감도 없고 다른 사람들에게 왜 미안해 해야 하는지 모른다. 과연 미주총연 회장이란 자리를 얻기위해 리플리 증후군 증세까지 나타내며, 그자리에 앉아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총연 회장이 되고픈 간절한 마음은 한국 정치권에 명함을 내밀려는 리플리 증후군 증상 때문이다. 미주 총연이 분규 단체로 낙인 찍혀 제 역할도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삼삼오오 무리지어 자신들이 지지하는 꼭두각시(?)를 쫒아 강남까지 가서 결국 한자리 차지하려는 의도외에 어떤 의미도 찾을수가 없다. 현재 미주총연 전현직 회장들과 임원단 어느 누구 한사람도 자신들의 잘못된 처신으로 실추된 총연의 위상과 상처 받은 한인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반성하는 정상인이 한명도 없다는 상황이다.
미주 한인 사회를 걱정하고 올바른 방향성을 제시해 줄 집안의 참된 어른이 총연에는 한명도 없는 것일까? 어른에 대한 공경 문화는 아주 오랜 옛날 마을 단위로 공동체를 이루며 살았던 시절에 정착된 문화이다. 공동체 안에서 어린 사람들이 어른들로 부터 지혜와 경험을 얻었으며,그 댓가로 어린 사람들은 어른을 공경하고 부양하는 책임을 느끼며, 전체적으로 화합의 공동체를 유지하며 지냈던 시절이었다.
이런 시점에서 남문기 전 회장은 한인사회에 참된 어른의 모습을 보여줄 충분한 이유가 있다. 굳이 자신이 아니어도 총연 회장직을 수행할 인물은 충분히 있다. 분열의 주인공 보다는 박균희 회장에게 선배로서 한인사회의 어른으로서 통큰 양보를 하며,한인사회에 양보의 미덕을 실천하는 사례를 남기는 주역이 될수도 있다. 어른이 존재하지 않는 미주총연에 대해 후배들은 진심으로 선배들에게 절망하고 실망할 것이다.
서로 상대방에 대해 비방하고 질타하고 무의미한 충고를 해도 이미 대부분의 한인사회 후배들은 고개를 돌린 뼈아픈 현실이다. 이미 분열된 미주 총연은 서로가 서로에게 필요없는 존재가 되어버린 문패만 걸려있는 허수아비 같은 모습이다. 과연 오랜 숙제인 분규,분열 문제를 해결하려는 참된 어른은 있는 것인지. 총연을 재건하겠다는 박균희와 남문기는 통합이라는 해법을 찾으려는 노력을 해보았는지. 내편 니편 패거리만 조성한 전현직 한인회장들은 일단 서로가 사심없는 순수한 마음의 문을 열어야 한다. 총연은 다시 반복되는 법정 소송을 통해 긴시간을 허무하게 소비해서는 안된다.
박균희와 남문기는 마음의 문을 열려는 노력이 반드시 필요한 시점이다. 서로가 통합의 당위성과 필연성을 역설하면서 화합의 소통을 실천해야 한다. 두사람이 반목과 평행이론을 계속 유지 한다면, 앞으로 활동하는 시간들은 리플리 증후군 증세의 사람과 같은 취급을 받을수도 있다.
두사람은 자신이 지금까지 고수해온 보잘것 없는 권위와 아집의 리플리 증후군 증세에서 벗어나, 오랜 분규의 시련에서 얻은 깊은 아량과 포용력으로 서로를 품어야 한다는 진실을 깨닫기 바란다. 미주 한인사회의 참 어른이 보여주는 진솔한 통합의 모습이 실천되는 그날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