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타 한인회장 선거가 끝났다. 모처럼 경선을 통한 즐거운 축제의 선거가 되는듯 하였으나, 한명의 후보만 후보자격이 통과되어 단독후보로 당선이 확정되었다. 두 후보자에게 던지는 질문으로 선거 준비 기간동안 한인사회에 회자된 잔인한 소문들의 실체는 논란일까. 진실일까? 우리 자신에게 던지는 잔인한 질문 일수도 있다. 질문의 의도는 미국에 살고 있는 우리 안에 잠든 미국 민주주의를 깨우자는 점이다. 모처럼 실시될 두 후보자간의 경선이 깨짐으로 애틀랜타 한인들은 공정한 투표권을 상실당한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눈앞에 다가오는 진실을 마주보지 못하며 외면하고 있음을 지적하고 싶었다. 

부끄러운 한국 정치사에서 굵직 굵직한 족적을 남긴 최고 권력자 곁에는 상왕노릇의 2인자가 존재했다. 대통령이 절대 권력을 가진 모순된 한국 정치 현실에서 지난 역대 모든 정권에는 대통령의 복심(腹心)으로 막후정치를 좌지우지하는 강력한 상왕 실세가 존재했다. 주로 대통령과 가까운 친인척이나, 오랜 정치적 동지들,정치적 자금의 가신그룹 등이 이런 역할을 했다. 대통령 곁에서 무소불위 권력을 행사했던 상왕 실세들은 정권이 힘이 있을 때는 ‘나는 새도 떨어뜨리는 힘’을 과시했지만 레임덕(권력 누수 현상)이 닥치면 온갖 더러운 부패와 비리에 연루돼 나락으로 떨어졌다. 초대 이승만 대통령부터 박근혜 대통령까지 막후 권력들로 인한 불행한 역사가 반복된 기나긴 어두운 시대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 출범 2년이 조금 지난 문재인 정부에서도 상왕이나 다름없는 ‘2인자’내지 ‘실세(實勢)’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으며 문재인 정부의 실세는 누구일까 끊임없이 물음표를 던지고 있다.

이번 한인회장 선거를 통해 한인사회에 검색어 1위를 차지한 소문의 표현은 권력의 배후에서 실세로 군림하는 ‘상왕 노릇’ 하는 인사들과 관련된 대화가 자주 등장했다. 이와관련 지난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막후 권력을 행사했던 상왕은 끝까지 병권을 쥐고 있던 조선의 태종 단 한 사람 뿐이었다. 그 외에는 그냥 ‘살아있는 전직 왕’으로 여생을 보냈으며, 우리나라에선 ‘상왕 노릇’의 실세는 없었지만 조선 태종의 존재감이  워낙 크고 인지도가 높아서 상왕의 이미지가 형성되었다. 애틀랜타 한인사회에 ‘상왕 노릇’이라는 단어가 실제로 존재 한다면 한인사회의 미래는 절망적이라는 반증이기도 하다.

김윤철 단독 후보로 마감될 순간 아끼던 언론 후배가 한인회장에 출마를 결심 했다고 한다. 내심 기대감과 한편으론 걱정이 밀려오는 불안감이 컸다. 추천서도 써주었으나 결국 기쁨보다는 불안한 예감이 맞아 떨어졌다. 여러모로 생각해 보아도 너무 성급한 결정이었다. 이미 한인사회 분위기는 모 인사가  한인회장 후보를 물색하고 있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었다. 후배가 한인회장 후보로 나갈 경우 배후에 있을 인물이 기정 사실로 확인된다는 점이며, 자신의 올곧은 목소리를 낼수 있을까 우려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 후배의 출마의 변은 단순했다. 애틀랜타 한인사회의 개혁과 격을 높이고 한인회장을 하려는 자는 도저히 자신이 인정 할수가 없어서 미력하지만 자신이 출마하여 막겠다는 항변을 했다. 이런 출마의 과정 과정이 오히려 후배를 조급한 시각의 자가당착에 빠지는 자충수가 되어 버린 것은 아닌지. 물론 이번에 한인회장이 안되어도 상관 없다. 차기 한인회장에 일찌감치 출마하여 개혁의 드라이브를 걸어 본인이 구상한 훌륭한 한인회를 건설하면 된다.단지 후배가 그동안 보여준 언론인의 참 모습에서  한인회장 후보가 아닌 언론인으로 돌아간 후배의 시각과 한인사회가 후배를 바라보는 시각이 우려 될뿐이다.

한인사회에 있어 선거는 축제이며, 대단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애틀랜타에 거주하는 한인들이 선거를 통해 주권행사를 한다는 의미이다. 미국에 살면서 미국인들의 시민의식을 관찰해 보면 선거를 생활화 해서 거창한 권리니 의무니 하는 개념보다는 항상 생활속에 선거가 자리 잡고 있다는 모습이다. 김윤철 후보는 일찌감치 회장 출마를 선언하고 차곡차곡 추천인 명단을 확보하며 선거전에 돌입하였다. 반면 홍성구 후보는 후보등록 마감 3일전에 부랴부랴 쫒기듯 후보등록을 하였다. 한인회장을 하려는 자와 그를 막으려는 자의 싸움은 이미 초반전 추천인 확보에서 게임이 끝나고 있었다.

김윤철 후보는 당선인으로 첫 기자들과 만나 자리에서, 선거 기간동안 들었던 충격적인 발언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자신이 한인회관을 매각할 사람으로 한인회장이 절대 되어서는 안된다는 한인사회 모인사로 부터 받았던 모멸감과 각종 음해성 소문들을 해명하며, 격앙된 감정을 쏟아냈다.그러면서 오늘 이시간 이후로 모든 것을 잊고 한인사회 화합과 소통을 위해 포용과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부분에서 김 당선인은 다가오는 한인회 임시총회를 통해 본인에 대한 찬반 투표를 고려해볼 이유는 충분히 있다고 판단된다. 김 당선인에 대한 의혹의 소문들을 해소할수 있으며, 김 당선인도 홀가분한 마음으로 당당한 한인회장이 될수있는 기회라 생각된다. 이번 선거를 통해 한인사회는 한인회비를 꼭 납부해야만 한다는 교훈을 인지해야 한다. 한인사회에 이름을 알리며 한인회와 한인회장을 질책하고 질타한 인사들이 대부분 한인회비를 납부하지 않았다는 부끄러운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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