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워치] 시진핑 “외국인 투자 환경 개선”…미국 기업에 구애
[앵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방문한 미국에서 연이틀 기업인들과의 접촉면을 넓혔습니다.
베이징을 연결해서 자세한 소식 들어보겠습니다.
임광빈 특파원.
미국을 방문 중인 시진핑 주석이 연이틀 기업인들에게 구애의 손길을 보냈다고요?
[기자]
“중국은 외국인 투자 매커니즘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갈 것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고 있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최고경영자 서밋 연설문을 통해 이 같은 입장을 밝혔습니다.
외국인 투자자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를 지속적으로 개선하겠다고 강조했는데요.
지식재산권 보호 강화, 중국 내 외국인의 입국 및 체류정책 개선 등을 언급하면서 “더욱 ‘따뜻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약속했습니다.
하루 앞서 투자 유치를 위해 애플 CEO 팀 쿡,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 등 미국 기업인들과 만찬을 한 데 이어 이틀 연속 구애의 손길을 내민 모습입니다.
<시진핑 / 중국 국가주석> “양국은 여행을 촉진하고 인적 교류를 증진하기 위해 직항 여객기를 증편하고, 여행 관련 고위급 대화, 비자 신청 절차 간소화 등 더 많은 조치를 취하기로 했습니다.”
[앵커]
이 같은 구애의 손길을 내미는 배경, 뭐라고 봐야 할까요?
[기자]
시진핑 주석은 이번 방미 일정을 조율하면서 바이든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앞서 미국 기업인들과의 만찬을 먼저 하고 싶다는 계획을 미국 측에 전달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 측의 거절로 기업인들과의 만남은 정상회담 뒤로 미뤄졌지만, 그만큼 시 주석이 기업인들과의 만남에 의미를 두고 있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시 주석은 그동안의 관례를 깨고 3연임에 성공했지만 부동산 부채 위기와 청년실업 증가, 외국인 직접투자 축소까지 경제 악화에 직면한 상황입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미국 기업의 투자를 이끌어내기 위해 시 주석이 직접 세일즈에 나선 것이란 평가가 나옵니다.
<게리 로크 / 전 주중 미국대사> “시진핑 주석은 중국에 대한 외국인의 직접 투자를 환영한다고 말했습니다. 이것은 중국인과 미국 기업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기회입니다.”
다만,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은 시 주석이 미국 기업인들과 가진 만찬에서 무역과 투자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는데요.
대신 미국과 중국이 협력할 수 있는 여지를 강조하며 양국 긴장 완화를 위한 미 기업들의 도움을 요청했다고 전했습니다.
시 주석이 중국 내 경영 환경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지 않고, 중국 경제 정책에 대한 생각을 공유하지 않아 실망했다는 소식도 덧붙였습니다.
[앵커]
중국은 마침 미국의 경제 제재에 대한 ‘맞불’ 성격으로 제재를 가했던 반도체기업 마이크론을 향해서도 화해의 손길을 보냈다고요?
[기자]
중국 상무부가 공식 브리핑을 통해 밝힌 내용인데요.
“마이크론을 포함한 외자기업이 계속 중국 시장에서 뿌리를 내리고, 중국 법규를 준수한다는 전제하에 더 나은 발전을 실현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마이크론에 내린 조치의 범위는 국내 중요 정보 인프라 시설 영역이라고 선을 그었는데요.
이 범위 바깥에서 마이크론 제품을 거래하는 것에는 문제가 없다는 취지로 읽힙니다.
중국 정부는 앞선 지난 5월 마이크론 제품에서 심각한 보안 문제가 발견돼 안보 심사를 통과하지 못했다며 “법률에 따라 중요한 정보 시설 운영자는 마이크론의 제품 구매를 중지해야 한다”고 발표했는데요.
작년 한 해 매출의 4분의 1을 중국에서 거둔 마이크론은 중국의 제재로 현지 매출의 절반이 영향을 받을 상황에 몰렸고, 이를 두고 미국의 반도체 수출 통제에 대응한 ‘맞불성 제재’라는 관측이 나왔습니다.
[앵커]
시진핑 주석은 바이든 대통령에 이어 기시다 일본 총리와도 정상회담을 했습니다.
중일 정상회담 결과도 소식 전해주시죠.
[기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APEC이 열리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정상회담을 했습니다.
지난해 11월 APEC 정상회의가 열린 태국 방콕에서 만난 이후 1년 만입니다.
<시진핑 / 중국 국가주석> “평화 공존, 세대를 초월한 우정, 호혜와 협력, 공동발전은 중국인과 일본인의 근본 이익에 부합하는 올바른 방향입니다.”
<기시다 후미오 / 일본 총리> “나는 (시진핑 주석을 포함한) 선대의 정신을 계승해 미래 세대를 위해 보다 밝은 일중 관계를 개척하는 노력을 함께 할 것입니다.”
중국과 일본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를 두고 최근까지 극심한 갈등을 빚었는데요.
회담 직후 기자들과 만난 기시다 총리는 시 주석에게 오염수 방류에 대해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냉정한 대응을 촉구하며 중국의 일본산 수산물 수입금지의 즉각 철회를 요구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양국이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센카쿠 열도, 중국명 댜오위다오 인근에서의 해양 활동, 대만 문제 등도 논의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문제와 더불어 중국이 2014년 반간첩법을 시행한 이후 이듬해부터 스파이 등의 혐의로 구속된 일본인 문제 등을 두고도 중일 정상은 의견을 교환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베이징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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