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박함 안고 미국 찾은 젤렌스키…美의회는 ‘심드렁’
[앵커]
전쟁 발발 이후 세 번째로 미국을 찾은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만나 “이길 수 있다”며 신속한 지원을 호소했습니다.
그런데 곳간의 열쇠를 쥔 미국 의회는 여전히 심드렁한 표정입니다.
워싱턴에서 정호윤 특파원입니다.
[기자]
지난해 말과 지난 9월. 그리고 석 달여 만에 세 번째 미국을 방문한 젤렌스키 대통령의 표정은 어느 때보다 굳어 있었습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지원이 의회의 반대로 제동이 걸리면서, 월스트리트저널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이번 미국 방문 결과에 명운을 걸었다고까지 표현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길 수 있다는 것을 매일 입증하고 있다”며 미국이 힘을 더 실어줄 것을 호소했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 우크라이나 대통령> “우크라이나군은 이길 수 있다는 걸 매일 입증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전진하고 있고, 흑해에서 러시아를 물리쳤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언제나 곁에 있겠다”며 희망을 버리지 말라고 손을 잡았습니다.
<조 바이든 / 미국 대통령> “미국인은 우크라이나의 성공에 기여한 역할에 대해 자랑스러워할 수 있고 또 그래야만 합니다. 우리는 가능한 한 계속해서 우크라이나에 중요한 무기와 장비를 공급할 것입니다.”
앞서 의회를 찾은 젤렌스키 대통령은 절박한 심경으로 설득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돈줄을 쥐고 있는 의회, 특히 야당인 공화당이 다수인 하원의 냉기류를 돌리지는 못했습니다.
오히려 예산안 처리를 위해선 바이든 행정부가 우크라이나 지원의 당위성과 사용처를 보다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전제 조건을 달며 압박했습니다.
<마이크 존슨 / 미국 하원의장> “바이든 행정부는 수십억 달러의 추가 지원을 요구하는데, 적절한 관리도 승리를 위한 전략도 없고, 미국 국민들이 응당 들어야 할 답변도 없습니다.”
미국 내 여론은 우크라이나에 ‘할 만큼 했다’라는 인식이 확산하는 등 우호적이지 않습니다.
러시아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미국 방문을 면밀히 지켜보겠다며, 수백억달러를 퍼부어도 도움이 안 될 것이라고 평가절하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해선 결국 미 의회가 움직여야 합니다.
연휴 휴회를 앞둔 상황에서 바이든 행정부가 의회를 돌리기 위해 어떤 카드를 꺼내 들지, 마지막 고비를 맞고 있습니다.
워싱턴에서 연합뉴스TV 정호윤입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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