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시대 미국서 되살아나는 필기체 교육…이유는?
[앵커]
컴퓨터와 태블릿PC 등이 보급되면서 역사의 뒤편으로 사라졌던 영어 필기체가 다시 부활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필기체를 가르치는 주(州)가 늘고 있는 건데요.
디지털 시대에 다시금 필기체가 주목받는 이유가 무엇인지 황정현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한 초등학교입니다.
연필을 쥔 학생들이 노트에 글씨를 꾹꾹 눌러담고 있습니다.
수업시간에 필기체 쓰는 법을 배우고 있는 겁니다.
<현장음> “꽉 잡지 않았죠, 종이 위로 흐르듯이 부드럽게 잡습니다”
지난해 10월 제정된 주법에 따라, 캘리포니아주 학생 260만 명은 올해부터 필기체 교육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소근육 발달에 도움을 줄 뿐 아니라, 인지 발달을 촉진하고 독해력까지 키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레슬리 조로야 / LA카운티 교육청 디렉터> “인쇄체 대신 필기체를 사용할 때에는 다른 신경망을 사용합니다. 글씨를 쓰면서 그 글자가 내는 소리가 무엇이고, 다음 글자와 어떻게 연결되는지, 그 두 글자가 함께 내는 소리는 무엇인지 생각하게 됩니다.”
올해에만 5개 주에서 필기체 교육을 의무화하기로 했습니다.
컴퓨터와 태블릿PC에 익숙한 아이들에게 필기체는 호기심으로 다가왔습니다.
<소피 과르디아 / 초교 4학년> “정말 좋아요. 글씨 쓰는 방법이 정말 멋있고, 새로운 글자를 배우는 것처럼 재미있거든요.”
전문가들은 필기체로 된 오래된 문서나 역사적 자료, 과거 세대 가족들의 편지를 읽을 수 있다는 점에서 가치가 크다고 강조합니다.
<패멀라 켈러 / 초등학교 교사> “도서관에 헌법이 있는데, 필기체로 쓴 필사본입니다. 누군가 번역해주지 않으면 그 역사를 읽을 수 없다는 것은 슬픈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손으로 글을 쓰면 키보드로 타이핑할 때보다 뇌 연결 패턴이 더 정교하다는 연구결과도 나왔습니다.
해당 연구팀은 학생들이 최소한의 필기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지침을 마련하는 게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연합뉴스TV 황정현입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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