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액 50조원 추산…미국 회계사도 속은 테라·루나 코인사기

[앵커]

2년 전, 테라·루나 폭락 사태로 인한 피해 규모는 50조원 정도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이 사태의 핵심 인물인 테라폼랩스 권도형 대표의 국내 송환이 결정됨에 따라, 이 희대의 코인 사기 사건의 전모가 드러날지 주목되는데요.

이준삼 기자입니다.

[기자]

미 스탠퍼드대학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를 거친 권도형 씨는 2018년 테라폼랩스를 설립했습니다.

이 회사는 2019년 4월 테라와 자매 코인 루나를 발행하기 시작했는데, ‘테라 1개의 가치가 1달러에 고정돼 있다’며 안정성을 큰 강점으로 내세웠습니다.

<권도형 / 테라폼랩스 대표> “테라는 달러나 원화, 위안화, 파운드화, 국제통화기금의 특별인출권과 같은 세계 주요 통화에 가치가 고정돼 안정적입니다.”

또 20% 정도의 수익을 약속하며 투자자를 계속 끌어모았고 이를 기반으로 대규모 ‘가상화폐 왕국’을 구축했습니다.

미 증권거래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투자자 가운데는 미국 회계사와 정보기술 엔지니어, 약사 등 고학력 전문직 종사자들도 적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테라와 달러 간 교환 비율이 깨지면서 테라·루나 생태계는 붕괴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한국과 미국의 수사당국은 권씨가 특수한 알고리즘에 의해 테라의 가치가 유지된다고 홍보해왔지만, 실제로는 막후에서 시세 조작 행위가 있었다고 보고 있습니다.

권씨는 폭락 사태 직전 해외로 도피했고, 그 과정에서 우리 돈 약 3천억 원에 달하는 비트코인 1만개 이상을 현금화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권씨는 몬테네그로에서 이르면 23일 한국행 비행기에 오를 전망.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남부지검은 권 씨가 입국하는 대로 신병을 확보해 조사에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연합뉴스 이준삼입니다. (js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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