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법원, ‘기밀폭로’ 어산지 미국행 결정 연기…”사형 우려돼”
[앵커]
미 정부의 기밀을 폭로해 파문을 일으킨 줄리언 어산지의 미국 송환 결정이 연기됐습니다.
영국 법원은 어산지가 미국에서 공정한 재판을 받을 수 있을지 명확하지 않다며 5월까지 결정을 미뤘습니다.
황정현 기자입니다.
[기자]
영국 고등법원이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의 미국 송환 결정을 미룬 건 사형 우려 때문입니다.
재판부는 미국 측에 어산지가 사형을 피할 수 있는지 명확하게 밝히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미국의 1급 수배 대상인 그가 미국에서 국가반역죄 등 사형까지 가능한 혐의로 기소된다면 그를 인도하는 것이 영국으로선 위법이 된다고 로이터 통신은 설명했습니다.
재판부는 다음 기일인 5월까지, 호주 국적자인 어산지가 차별받지 않고 언론의 자유를 보호받을 수 있도록 보장할 것을 미국에 요구했습니다.
어산지는 지난 2010년 ‘위키리크스’ 사이트에 미국 정부의 기밀문서 수십만 건을 공개해 큰 파문을 일으킨 바 있습니다.
이후 스웨덴에서 성범죄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되자 런던의 에콰도르 대사관으로 피신해 망명자 신분으로 생활해왔지만, 에콰도르 대사관이 그에 대한 보호조처를 철회하면서 결국 2019년, 영국 경찰에 체포됐습니다.
다만 범죄인 인도는 법원이 승인해야 하기 때문에 현재까지 법정 공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크리스틴 흐라프손 / 위키리크스 편집장> “왜 줄리언에 대한 소송을 계속해야 할까요, 이제 책임은 미국 정부에 있습니다. 오늘 판사의 판결 이후 아무것도 남은 게 없으니 사건을 취하해야 합니다.”
어산지 측은 위키리크스의 폭로가 대중의 알 권리를 위한 언론의 역할이었다고 주장합니다.
반면 미국은 무고한 생명을 위험에 빠뜨리는 무차별적인 폭로는 저널리즘을 넘어선 행위라고 비판했습니다.
연합뉴스TV 황정현입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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