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요원들 괴롭혀온 ‘아바나 증후군’…러 특수부대 연루 가능성”

[앵커]

해외 주재 미국 외교관과 정보요원 사이에서 집단으로 발병한 건강 이상 증세인 ‘아바나 증후군’에 러시아 암살부대가 연루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최근에도 해외 출장을 다녀온 미 국방부 고위 관리가 비슷한 증상을 보여 정보기관 조사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준삼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해 리투아니아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했던 미 국방부 고위관리가 이른바 ‘아바나 증후군’과 유사한 증상을 보였다고 미 국방부가 밝혔습니다.

사브리나 싱 부대변인은 “당시 국방부 장관 대표단과는 별도로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 인사”라며 현재 정보기관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아바나 증후군’은 쿠바 수도 아바나의 미국 대사관에서 근무하던 미 정부 관계자들의 보고를 통해 처음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이 증후군은 원인 미상의 현기증과 코피, 두통, 피로 등의 증상이 특징으로, 이후에도 유럽과 아시아 등지에서 근무하는 미국 외교관 및 정보요원, 그 가족들에게서 유사사례가 수백건 보고됐습니다.

이와 관련 미국의 CBS 방송과 디인사이더, 독일 슈피겔지는 최근 공동조사를 토대로 러시아군 총정찰국 산하 특수부대인 29155부대의 음파무기가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습니다.

과거 프랑크푸르트에서 에너지 빔과 유사한 무언가의 공격을 받고 외상성 뇌손상 진단을 받았던 한 미국 정부 관리가 이 공격에 가담한 것으로 추정되는 해당 부대 요원의 신원을 확인했다는 겁니다.

수년간 관련 조사를 이끌었던 예비역 군 간부 등의 ‘심증’도 러시아 배후설의 근거로 제시했습니다.

미국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국가정보국장실(ODNI)은 지난 2월 아바나 증후군 관련 보고서에서 외국의 적이 초래했을 가능성은 낮다면서도 이 평가에 대한 미국 정보기관의 신뢰 수준은 다양하다며 여지를 남긴 바 있습니다.

연합뉴스 이준삼입니다. (js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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