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독일에 장거리 미사일 배치하기로…미소 군축합의 종식

[앵커]

미국이 독일에 장거리 미사일을 배치하기로 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러시아는 군사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맞섰는데요.

냉전 말기 이뤄진 미국과 러시아의 군축 합의가 신냉전 기류 속에 끝내 붕괴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한미희 기자입니다.

[기자]

미국이 2026년부터 독일에 장거리 미사일을 단계적으로 배치할 것이라고 공동 성명을 통해 밝혔습니다.

여기에는 함대공 미사일 SM-6와 순항미사일 토마호크는 물론, 개발 중인 극초음속 무기 등이 포함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계획이 나토와 유럽 방위에 대한 미국의 헌신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매우 좋은 결정”이라며 환영했습니다.

<올라프 숄츠 / 독일 총리 (현지시간 11일)> “이건 전쟁 억지력의 일종으로 평화를 지키기 위한 겁니다. 적절한 시기에 필요하고 중요한 결정입니다.”

미국과 옛 소련은 1987년, 중거리핵전력조약을 통해 사거리 500km가 넘는 지상 발사 미사일을 금지했습니다.

이 조약은 냉전 시기 미국과 소련의 핵 군비 경쟁을 중단시키는 토대가 됐습니다.

하지만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인 2019년, 러시아가 이 조약을 위반했다고 주장하며 탈퇴를 선언했고, 러시아는 이를 부인하며 조약에서 금지한 미사일 개발을 자체적으로 유예해 왔습니다.

이번 미국과 독일의 장거리 미사일 배치 계획에 러시아는 심각한 군사적 위협으로 간주하고 맞대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세르게이 랴브코프 / 러시아 외무차관 (현지시간 11일)> “이건 우리를 겨냥한 것이고, 우리는 알고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오래전부터 대비해 왔기에 긴장할 이유는 없습니다.”

앞서 지난달 푸틴 대통령은 미국이 유럽과 아시아에 중·단거리 미사일을 배치해 대응할 수밖에 없다며,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중·단거리 미사일 생산을 재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연합뉴스 한미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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