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파트너들, 결단해달라”…미국은 ‘북 파병’에도 미적지근

[앵커]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 파병을 개시했다는 관측 속에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전격적으로 키이우를 방문해, 젤렌스키 대통령과 회동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도 정작 우크라이나가 절실하게 요청하는 거는 애써 외면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이치동 기자입니다.

[기자]

북한의 대규모 파병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젤렌스키 대통령.

전쟁의 판이 바뀐 상황이라며, 미국 등 파트너 국가들의 전향적 결단과 행동을 연일 촉구하고 있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 우크라이나 대통령(현지시간 21일)> “러시아를 지원하는 북한의 새로운 역할에 대한 보도에 비추어 볼 때, 우리 파트너국의 단호한 조치가 필요합니다. 푸틴이 평화를 두려워해서, 침략을 확대하고 북한을 최전선에 참여시킬 방법을 찾고 있는 게 분명합니다.”

이날,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방문해 젤렌스키 대통령과 회동했습니다.
탄약과 장갑차 등 4억달러, 우리 돈 5천500억원 규모의 추가 군사 지원을 약속했습니다.

<로이드 오스틴 / 미국 국방장관(현지시간 21일, 키이우)> “우리는 북한과 이란의 다른 독재자들의 지원을 받는 침략적인 러시아에 계속 정면으로 맞서야 합니다. 우크라이나가 푸틴의 발아래로 떨어지면, 유럽 전체가 푸틴의 그늘 아래 놓이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정작 우크라이나가 절실하게 원하는 두 가지, 장거리 무기의 러시아 본토 타격 허용과 나토 가입에 대한 발표는 없었습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은 서방 세계의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을 진두지휘해온 오스틴 장관의 과감하지 못한 접근 방식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전했습니다.

우크라이나의 생존은 가능하게 했지만, 늘 한발 늦은 대응으로 전황을 결정적으로 변화시키지 못했다는 겁니다.

이런 맥락에서 대선을 2주 남짓 앞두고 터진 북한의 파병 보도에 대해 바이든 행정부가 기민한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북한의 파병이 사실이라면 푸틴의 절실함의 방증이라는 미국이 우크라이나의 절실함은 애써 외면하는 거 아니냐는 볼멘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연합뉴스 이치동입니다. (lc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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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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