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LA 산불 키운 기후변화…역대급 가뭄이 불쏘시개

[앵커]

기후변화로 인한 심각한 가뭄이 사상 최악의 피해를 낸 것으로 추정되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대형 산불을 키웠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추가 돌풍이 예보되면서, 소방 당국은 바닷물을 퍼 나르고 죄수들을 동원하는 등 화재 진압에 안간힘을 쏟고 있습니다.

강재은 기자입니다.

[기자]

LA 지역을 잿더미로 만든 산불을 급속히 키운 주범으로는 일명 ‘악마의 바람’으로 불리는 국지성 돌풍 ‘샌타애나’가 지목됩니다.

하지만 이례적으로 건조했던 겨울 날씨가 불쏘시개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LA를 포함한 남부 캘리포니아는 여름이 고온 건조하고, 겨울은 폭우가 올 정도로 습하고 따뜻한 것이 특징이지만,

지난 3개월의 겨울 동안 화재 피해가 컸던 동부의 패서디나 등 일부 지역들은 단 한 차례의 부슬비만 내렸습니다.

작년 10월부터 현재까지 ‘이튼 산불’과 ‘팰리세이즈 산불’이 발생한 지역 인근에서 관측된 누적 강수량은 같은 기간 평균치의 약 1% 수준에 불과했습니다.

<에릭 피셔 / 기후 과학자> “(산불에는) 기후변화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대기가 따뜻해지면) 식물의 표면에서 많은 수분을 앗아갈 수 있고, 초목이 더 쉽게 타버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산불 피해 면적이 프랑스의 수도 파리만큼 커진 가운데, 기상학자들은 이달 말까지 LA에 비가 내릴 확률은 매우 낮다고 분석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소방 용수마저 바닥나면서 소방 당국은 바닷물까지 끌어다 쓰고 있습니다.

토양 오염과 소방장비 부식 우려를 무릅쓰고 최후의 수단을 동원한 겁니다.

죄수 900여명도 불에 타는 물건을 치우는 등 진화 작업에 투입됐습니다.

이런 가운데, 기상 당국은 오는 15일까지 최대 시속 113km의 바람이 동쪽으로 일겠다고 예보했습니다.

<카렌 바스 / LA 시장 (현지시간 13일)> “앞서 언급했듯이 기상청에서 허리케인급 강풍을 예보하고 있어 긴급한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특히 기상 당국이 화재 ‘적색경보’를 내린 지역들은 습도가 10~20%대로 낮아 추가 산불이 발생할 위험도 있습니다.

다만 펠리세이즈 산불과 이튼 산불의 진화율은 소폭 높아지며 불길을 잡는 데서 진전을 이뤘습니다.

연합뉴스 강재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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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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