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을 둘러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를 두고 유럽의 주요국 지도자들이 긴급 회동했습니다.
프랑스·독일·영국·이탈리아·스페인·네덜란드·덴마크·폴란드 정상과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은 현지시간 17일 프랑스 대통령실인 엘리제궁에서 3시간 반가량 비공식 회동을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서양 동맹’ 관계를 무시한 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에 나서기로 하자 화급히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해섭니다.
참석자들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변함없는 지원 의사와 현재 미국과 러시아 주도로 진행되는 종전 협상에서 우크라이나가 배제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에 강하게 동의했습니다.
우크라이나를 앞세우긴 했으나 사실상 유럽 땅에서 벌어지는 일과 관련해 유럽의 의견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성급한 종전 협상이 자칫 유럽에 더 큰 위기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습니다.
메테 프리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불행히도 러시아는 지금 유럽 전체를 위협하고 있다”며 “너무 빠른 휴전은 러시아에 전열 재정비 후 우크라이나나 유럽 다른 나라를 공격할 기회를 줄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참석자들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그 필요성이 더욱 커진 유럽 자강론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논의했습니다.
우크라이나의 안보 보장에 있어 유럽이 더 큰 역할을 해야 하며 이를 위해 국방비 지출을 늘려야 한다는 점에 동의하면서, 나토 틀 내에서 수십 년간이어져 온 미국과의 안보 협력은 앞으로도 긴밀히 이어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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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주원(nanjuh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