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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3년 57명의 목숨을 앗아간 최악의 열차 참사 2주년을 맞아 그리스 전역에서 대규모 시위와 총파업이 벌어졌습니다.
현지 시각 27일 AFP와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그리스 전역에서 수십만 명의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철저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습니다.
시위에 참여한 인원은 경찰 추산 약 30만 명으로, 그리스 현지 언론은 이번 시위가 역대 최대 규모라고 전했습니다.
이날 시위와 함께 그리스 전역에서 노동자들이 24시간 시한부 파업에 동참하면서 항공편 운항은 물론 해상과 기차 운송도 큰 차질을 빚었습니다.
의사와 변호사, 교사들도 추모의 뜻을 표하기 위해 일손을 놓았습니다.
수도 아테네에서는 일부 시위대가 의사당 진입을 시도하며 화염병을 던지는 등 폭력 사태가 발생해 경찰이 최루탄을 쏘며 진압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시위 참가자들은 참사로부터 2년이 지났지만, 정부가 진상 규명에 소극적일 뿐만 아니라 책임자 처벌도 이뤄지지 않았다며 규탄했습니다.
지난 2023년 2월 28일 오후 11시 21분, 승객 350명을 태우고 아테네에서 테살로니키로 향하던 여객 열차가 중부 테살리아주 라리사 인근 템피에서 화물열차와 정면으로 충돌했습니다.
이 사고로 57명이 숨졌는데, 사망자 대부분은 연휴를 즐기고 귀향하던 20대 대학생들이었습니다.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해당 사고는 낡은 철도 시스템과 역장의 판단 오류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 것으로 결론 났습니다.
이와 관련해 현재까지 40명 넘는 인원이 기소됐지만 유죄 판결을 받은 책임자는 아직 없습니다.
야당은 사고에 대한 정부의 책임을 묻기 위해 다음 주에 내각 불신임 투표를 추진할 방침이며, 별도의 국정조사도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증거를 조작·은폐하고 조사 속도를 늦췄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반정부 정서도 고조되고 있는데,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의 66%가 조사 과정에 불만을 나타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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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효인(hij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