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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디지털 루블 도입 계획이 무기한 연기되면서 차질을 겪고 있다고 코메르산트 등 러시아 매체들이 현지시간 28일 보도했습니다.
엘비라 나비울리나 러시아 중앙은행 총재는 전날 열린 금융시장 규제 회의에서 “개선사항이 필요하다는 요구와 디지털 루블의 광범위한 도입 시기를 연기해달라는 요청이 계속 들어오고 있다”며 도입 시기를 신중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추가 논의와 준비가 필요하므로 당초 계획보다 조금 늦게 디지털 루블을 대량 도입하려고 한다”며 출시 날짜가 정해지면 발표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나비울리나 총재는 또 디지털 루블 시범 사업에 약 1,700명의 시민과 약 30개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러시아는 당초 올해 7월 1일부터 디지털 루블을 도입할 예정이었습니다.
시민들이 디지털 지갑을 개설해 디지털 루블로 상품·서비스 대가를 지불하거나 서로 이체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었습니다.
지난해 러시아 중앙은행은 디지털 루블을 국가 간 거래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해외 규제당국과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글로벌 금융 시스템에서 러시아의 입지를 강화할 수 있다는 기대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코메르산트는 아직 디지털 루블을 도입하기 위한 인프라가 준비되지 않았다며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상용화에 대해 회의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특히 비즈니스 분야에서 디지털 루블이 어떻게 사용되고 소매점에서는 어떤 장비가 필요한지 등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 문제로 꼽힌다고 설명했습니다.
은행권에서는 디지털 루블을 구축하는 데 막대한 비용이 드는 상황에서 재정적 효과와 사이버 보안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된다고 지적합니다.
러시아 일간 이즈베스티야는 러시아 최대 은행 스베르은행이 지난해 12월 말에야 디지털 루블 시범 사업에 참여했기 때문에 올여름 내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시스템 구현을 서두르더라도 최소 내년 여름에야 디지털 루블 도입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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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형민(moonbr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