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들을 잃은 슬픔을 이겨내려 유기묘 보호소를 세운 남성이 화재 속 고양이들을 구하려다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현지시간 4일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미국 뉴욕 롱아일랜드에 위치한 유기묘 보호소 ‘행복한 고양이 보호소(Happy Cat Sanctuary)’에서 지난달 31일 오전 불이 났습니다.
보호소 설립자인 크리스 아르세노(65)는 고양이를 구하기 위해 불길이 치솟는 건물 안으로 뛰어들었다가 결국 숨졌습니다.
이 불로 인해 보호소에 있었던 300마리의 고양이 중 약 100마리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스트롱아일랜드 동물구조연맹 관계자는 “살아남은 고양이들 일부는 위독한 상태이고, 일부는 발에 화상을 입었으며 연기를 흡입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방당국은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며, 방화보다는 휴대용 히터로 인해 불이 났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크리스는 2006년 오토바이 사고로 아들 에릭을 잃은 후, 슬픔을 극복하기 위해 집을 보호소로 개조해 수백 마리의 고양이들을 돌봤습니다.
2018년 데일리메일과의 인터뷰에서 크리스는 “아들이 떠난 후 고양이들이 제게 할 일을 주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크리스의 죽음 이후, 보호소를 다시 세우기 위한 도움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행복한 고양이 보호소’ 측은 기부 플랫폼 ‘고 펀드 미에 “여전히 200마리 이상의 고양이를 돌보고 있고 동물병원 진료와 예방 접종 등이 필요하다”며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그러면서 “크리스와 보호소를 잃고 큰 충격을 받았으며 혼란스러운 상태”라며 “가능한 모든 것을 기부해달라”고 말했습니다.

오늘(10일) 오전 기준 보호소를 돕기 위해 약 79만 달러의 기부금이 모인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기부자들은 “크리스가 고통없는 천국에서 편히 쉬길 바란다”며 “보호구역이 재건되어 크리스와 목숨을 잃은 고양이들에게 위로가 되었으면 한다”는 글을 남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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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림([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