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연합뉴스]대만 파운드리 업체 TSMC가 중국 화웨이의 대리 주문 업체에 반도체 칩을 판매한 것으로 드러나 미국 정부로부터 10억달러(한화 약 1조4,800억원)의 벌금을 부과받을 처지에 놓였다고 로이터 통신이 현지시간 8일 보도했습니다.
이 통신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상무부가 지난해부터 화웨이의 인공지능(AI) 반도체 ‘어센드 910B’에서 TSMC가 제조한 것과 일치하는 칩이 발견된 점에 대해 조사를 진행했다고 전했습니다.
조사 결과 해당 칩은 중국의 반도체 설계회사인 소프고가 화웨이를 위해 대신 주문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TSMC는 최근 수년간 소프고가 주문한 것과 같은 칩을 300만개 가까이 제조해 판매했는데, 이 칩들이 결과적으로 화웨이로 흘러 들어간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 싱크탱크 랜드 연구소의 기술안보정책센터 연구원 레나트 하임에 따르면 소프고가 주문한 칩은 AI 용도로 디자인된 제품이라면서 TSMC가 해당 칩이 미국 정부의 제재 대상인 화웨이에 흘러 들어갈 위험이 있는 상황에서 중국 기업에 이를 판매해서는 안 됐다고 지적했습니다.
화웨이는 미국 상무부의 제재 리스트에 오른 기업으로, 미국 정부의 허가 없이는 미국의 기술력이 들어간 첨단 기술이나 제품을 거래할 수 없는 대상입니다.
TSMC의 칩 제조 설비에는 미국의 기술이 포함되어 있는 만큼 대만 소재의 TSMC 공장들도 이러한 규정을 준수해야 한다고 로이터는 지적했습니다.
TSMC에 부과될 가능성이 있는 10억달러의 벌금은 제재 대상 거래 규모의 최대 2배까지 벌금을 매길 수 있는 규정에 따라 산정된 것입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 상무부 대변인은 논평을 거부했습니다.
TSMC 대변인 니나 카오는 성명에서 TSMC는 법을 준수하는 일에 전념한다고 강조하면서 TSMC는 2020년 9월 이후 화웨이에 제품을 제공한 적이 없으며 미 상무부에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궈즈후이 대만 경제부장(장관)은 이날 기자들에게 TSMC는 법과 규제를 존중한다면서 대만 당국은 벌금에 대해 어떠한 고지도 받은 것이 없으며 더 발언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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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정상([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