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과 이란이 10년 만에 재개한 고위급 핵 협상 2차 회담이 현지시간 19일 이탈리아 수도 로마에서 약 4시간 동안 진행됐습니다.
이번 회담은 로마 주재 오만 대사관에서 비공개로 열렸으며, 양측은 직접 대면하지 않고 중재국인 오만의 바드르 알부사이디 외무장관을 통해 메시지를 주고 받았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습니다.
미국 측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담당 특사 스티브 위트코프, 이란 측에서는 압바스 아락치 외무장관이 각각 대표로 참석했습니다.
아락치 장관은 회담 종료 뒤 이란 국영 IRIB 방송 인터뷰에서 “이번 회담은 원칙과 목표에 있어서 더 나은 이해에 도달하는 진전을 보였다”며 “좋은 만남이었고, 협상이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란 반관영 타스님 통신도 이번 협상이 건설적인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중재자로 나선 알부사이디 오만 장관은 “미국과 이란의 핵 협상이 탄력을 받고 있다”며 “이제는 심지어 불가능한 일도 가능해졌다”고 협상 분위기를 전했다고 타스님 통신은 전했습니다.
중재국 오만 외무부는 소셜미디어 엑스(X)에서 양측이 “이란이 핵무기와 제재 없이 평화적인 핵 에너지 개발 능력을 유지하도록 보장하는 공정하고 지속적이며 구속력 있는 합의를 위한 다음 단계의 논의에 들어가기로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란 측 아락치 장관은 다음 협상 일정에 대해 “수요일(23일)부터 오만에서 전문가급 기술 협상이 시작되며, 다음 토요일(26일)에 우리는 오만에 모여 전문가들이 작업한 결과가 합의의 원칙에 얼마나 부합하는지 검토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양측은 지난 12일 오만 수도 무스카트에서 열렸던 1차 회담 결과에 대해 “건설적인 대화가 이뤄졌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주요 쟁점에서는 입장 차이를 보인 바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핵 협상에 합의하지 않으면 이란을 폭격하겠다고 위협하고 있습니다.
그는 첫 임기였던 2018년 핵 합의를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대이란 제재를 복원했습니다.
지난 1월 출범한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다시 이란을 향해 ‘최대 압박’ 정책을 꺼내면서 핵무기 생산 저지를 목표로 하는 핵 협상을 요구했습니다.
다만 이란 정부는 핵무기 개발 시도 의혹을 부인하며 이란의 관련 프로그램은 평화적 목적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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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윤주([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