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케냐 북서부, 카쿠마 난민 캠프에서, 위험에 노출된 소녀들에게 ‘태권도’가 큰 힘이 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습니다.
현지시간 18일 AFP 통신에 따르면 케냐에서 두 번째로 큰 난민 캠프인 카쿠마 캠프에서는 매주 이틀, 10대 소녀 80여 명이 태권도를 수련하고 있습니다.
1992년 설립된 카쿠마 난민 캠프는 케냐 정부와 유엔난민기구(UNHCR)가 공동으로 관리하고 있으며, 남수단, 소말리아, 우간다, 부룬디 등지에서 온 30만 명 이상의 난민이 거주하고 있습니다.
생활 환경이 열악하고 치안 역시 불안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여성들은 상대적으로 성범죄 등 각종 폭력에 노출될 가능성이 큽니다.
이곳에서 태권도를 수련 중인 15살 쌍둥이 자매 사미아와 살하도 과거 폭력과 괴롭힘을 당한 경험이 있습니다.
하지만 태권도를 수련한 이후에는 달라졌습니다.
사미아는 “예전에는 누가 때려도 아무 것도 할 수 없었지만, 이제는 스스로를 지킬 수 있다”고 AFP에 전했습니다.
태권도 수업은 유단자인 캐롤라인 암바니가 수도 나이로비에서 이곳으로 방문해 진행하고 있습니다.
암바니는 “일부 소녀들은 실제로 자신을 공격하려는 사람들로부터 몸을 지킬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말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국제구호위원회(IRC)가 주관하고 유엔인구기금(UNFPA)의 지원을 받아 3년째 운영 중입니다.
하지만 자금이 거의 소진돼, 곧 중단될 위기에 놓였습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국제개발처 등의 해외 원조 예산을 대규모 감축하면서 추가 지원을 받을 가능성도 낮아진 상황입니다.
난민 캠프에서도 국제개발처 지원 축소로 식량 배급량이 줄어들자, 항위 시위가 벌어지는 등 불안이 고조되기도 했습니다.
AFP는 태권도 수련 프로그램 관계자들이 남은 기간 더 많은 소녀들의 자립 능력을 길러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태권도 수련생 아족 촐은 “이제 내가 다른 소녀들에게도 태권도를 가르쳐서, 서로를 보호하고 공동체를 지키는 데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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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흠([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