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란치스코 교황의 일반인 조문 첫날, 관례를 깨고 교황이 안치된 관 가까이 다가가 눈물을 쏟은 80대 수녀가 감동을 전하고 있습니다.
프랑스 출신의 제느비에브 자넹그로스(81) 수녀는 지난 23일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에 안치된 교황의 관 곁으로 다가가 아무런 방해 없이 교황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했습니다.
교황의 관 근처는 전통적으로 추기경, 주교, 사제 등 남성 성직자만 접근이 가능하지만 어느 보안 요원도 자넹그로스 수녀를 제지하지 않았고 오히려 관이 잘 보이는 자리로 안내받았습니다.
자넹그로스 수녀가 프란치스코 교황과 수십년 동안 각별한 우정을 나눈 사이라는 점을 고려해 교황청이 관례를 깨고 예외적으로 관 곁에 다가갈 수 있도록 배려한 것으로 보입니다.
교황의 시신을 마주한 그는 감정이 복받친 듯 조용히 울기만 했습니다.
키 150㎝ 남짓한 작은 체구에 녹색 배낭, 닳아 해진 신발, 파란 스카프와 남색 수도복 차림의 수녀가 ‘금녀의 공간’에서 흐느끼는 장면은 소셜미디어(SNS)에서 큰 화제가 됐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그에게 직접 전화를 걸기도 하고 필요할 때면 도와주며 때로는 다정하게 ‘말썽꾸러기 수녀’라며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고 바티칸뉴스는 전했습니다.
두 사람의 우정은 교황이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대주교이자 호르헤 마리오 베르골리오 추기경이었을 때부터 시작됐습니다. 아르헨티나 군부 독재의 상처와 사회적 약자들을 향한 헌신이라는 공통점으로 연결돼 수십 년의 우정을 이어왔습니다.
국제수도회 ‘예수의 작은 자매회’ 소속인 자넹그로스 수녀는 로마 오스티아 지역에서 56년 이상 사회적 소외 계층을 위해 헌신해 왔습니다.
이에 지난해 7월31일 프란치스코 교황이 그의 인도주의 활동을 치하하기 위해 오스티아에 직접 방문하기도 했습니다.
자넹그로스 수녀는 바티칸뉴스와 짧은 인터뷰에서 교황과 특별한 관계를 자랑하려는 게 아니라 단지 위대한 교황에게 경의를 표하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교황의 어떤 점이 가장 그립냐는 질문에 “그 눈빛”이라며 “나에게 ‘계속 나아가라’고 말씀하시던 그 눈빛, 그리고 그가 준 도움”이라고 답했습니다.
이어 “그분은 아버지 같고, 형제 같고, 친구 같았다”며 “모두가 그리워할 것이다. 이렇게 많은 사람이 조문하러 온 걸 보니 감동적”이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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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주원([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