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역습…美 제재 뚫고 ‘딥시크’로 AI 시장에 대지진
[앵커]
중국 인공지능 스타트업 딥시크가 내놓은 생성형 AI 모델에 업계가 충격에 빠졌습니다.
구축 비용이 ‘챗GPT’의 20분의 1정도 수준이라는 건데요.
베이징 연결합니다.
배삼진 특파원, 업계에서는 ‘딥시크’를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기자]
예, 한마디로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큰 충격에 빠졌습니다.
성능 면에서 보면 딥시크의 ‘R1’은 다양한 수학과 코드, 추론 작업에서 챗GPT의 신형 모델을 능가하거나 비슷했습니다.
기술 전문매체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R1’은 미국 수학 경시대회에서 79.8%의 정확도로 챗GPT를 앞섰고, 코딩 테스트에서도 65.9%의 정확도로 챗GPT를 눌렀습니다.
실리콘밸리의 대표 벤처투자가인 마크 앤드리슨은 “딥시크 R1은 AI 분야의 스푸트니크 모멘트”라고 평가했습니다.
‘스푸트니크 모멘트’는 구 소련이 미국보다 먼저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를 쏘아올린 데서 유래했는데요.
기술 우위를 자신하던 국가가 후발 주자의 앞선 기술에 충격을 받는 순간을 가리키는 용어입니다.
세계 최고의 창업사관학교로 알려진 Y콤비네이터의 개리 탠 대표는 딥시크가 높은 추론 과정과 사용자의 신뢰도를 높였다고 분석했습니다.
‘딥시크’는 투자 비용이 600만 달러, 우리 돈 78억원 정도에 불과합니다.
오픈AI의 ‘챗GPT’ 개발 비용과 비교하면 20분의 1 수준입니다.
딥시크에는 바이든 정부의 수출 통제로 엔비디아의 저사양 반도체인 H800이 쓰였다고 전해지고 있는데요.
미국의 제재가 오히려 중국의 혁신을 도왔다는 말이 나올 정도입니다.
특히 딥시크가 고비용 기조인 미국의 현 AI 업계에 가격인하 경쟁의 신호탄을 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딥시크’ 창업자인 량원펑에 대해서도 관심이 높은데요.
딥싱크 개발자들이 모두 중국 토종이라고요?
[기자]
1985년 광둥성 진장시에서 태어난 량원펑은 중국 국내파 AI 전문가입니다.
공학 분야 명문인 저장대에서 학사와 석사 학위를 받았는데요.
2015년 퀀트 전문 헤지펀드 ‘하이플라이어’를 세웠고, 2019년에는 투자기법을 정교화하기 위해 AI 딥러닝 플랫폼 부서도 만들었습니다.
재작년 5월에 이 헤지펀드 직원들이 주축이 된 ‘딥시크’를 창업한 겁니다.
딥시크의 연구진은 해외유학 경험이 없는 중국 토종 인재 130여 명으로 꾸려졌는데요.
챗GPT를 만든 오픈AI의 연구인원이 1,200명인 것과 비교하면 거의 10분의 1 수준입니다.
그중 AI 천재 소녀로 불리는 여성 개발자 뤄푸리도 화제의 인물이죠.
샤오미 측에서 연봉 1000만 위안, 약 20억 원을 제시하며 스카우트하려 한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량은 특정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소스코드와 설계도를 대중에 공개하는 ‘오픈 소스’ 개념의 신봉자로 알려졌는데요.
최고 인재를 끌어들이는 게 가장 어려운 문제라며 앞으로 인간과 동일한 수준의 AI를 내놓는 게 목표라고 량은 밝혔습니다.
[앵커]
중국의 AI 기술력이 상당한 수준이라는 게 증명되고 있는 셈인데요.
미국의 견제도 만만치 않은 것 같습니다.
[기자]
딥시크 ‘R1’ 발표 일주일 만에 중국의 빅테크 업체 알리바바가 새로운 AI 모델 ‘큐원 2.5-맥스’를 출시했습니다.
알리바바는 ‘딥시크’나 오픈AI의 ‘챗GPT’, 메타의 ‘라마’를 모든 영역에서 능가한다고 밝혔는데요.
중국은 AI와 양자 분야에서 기술 패권을 쥐기 위해 엄청난 자금을 투입 중이죠.
지난 10년간 생성형 AI에 대한 특허출원 건수만 보면 중국이 3만8천 건으로 미국보다 6배가 더 많습니다.
당장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도 충격을 받은 모습입니다.
중국 기업이 딥시크를 출시한 건 미국 산업에 대한 경고라며,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집중력을 가져야 한다고 밝혔는데요.
‘딥시크’가 ‘챗GPT’를 개발한 오픈AI의 독점 모델을 이용해 기술을 개발했다거나, 엔비디아의 고성능 AI 반도체를 몰래 확보했을 것이란 의혹도 제기됐습니다.
미국 정부는 곧바로 조사에 착수하며, 촘촘한 제재를 예고했습니다.
<하워드 러트닉 / 미국 상무부 장관 지명자> “딥시크가 정당하게 개발됐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말도 안 되죠. 훔치고 침입해 지식재산권을 가져갔습니다. 이 모든 걸 끝내야 합니다.”
‘딥시크’에 대한 사이버 공격도 이어지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중국 관영매체들은 미국에서 시작됐다고 보도했는데요.
각국 정부 관련 기업들의 경우 중국 정부로의 잠재적 데이터 유출 가능성에 딥시크 접속 차단에 나섰습니다.
트럼프 정부가 700조원을 투입해 초거대 AI 인프라 건설에 나서겠다고 하면서 앞으로 미중 간 AI 주도권 경쟁은 격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베이징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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