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남미에서 가장 안정적인 전력망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는 칠레에서 15년 만에 대규모 정전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현재 대부분 지역에서 전력이 다시 공급되기 시작했지만,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피해가 매우 컸는데요.
강재은 기자입니다.
[기자]
이탈리아에서 온 한 관광객이 라이브 방송을 틀며 칠레의 수도 산티아고의 거리를 걷습니다.
갑자기 불이 꺼지더니, 암흑천지로 변했습니다.
현지 시각 25일 오후 3시 16분쯤 칠레 전역에서 대규모 정전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남북으로 뻗은 길이가 4천km, 제주도에서 싱가포르까지의 거리에 맞먹는 칠레 영토 대부분 지역에서 전력 공급이 끊긴 겁니다.
수도권에서는 지하철 운행이 중단됐고, 엘리베이터에서는 구조 요청이 잇따랐습니다.
수십 미터 높이의 놀이기구에 갇힌 사람들을 구조하는 영상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하기도 했습니다.
< 산티아고 거주민 / (현지 시각 25일) > “현금도 없고 지하철도 운행을 하지 않습니다. (정전이 발생한 사실을 어떻게 알게 됐나요?) 점심을 먹고 있는데 갑자기 불이 꺼졌어요.”
대규모 정전 사태의 여파로 3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사망자들은 “전력 의존도가 높은 사람들”이었다고 칠레 당국은 설명했는데, 이들의 죽음에 대한 명확한 책임 소재를 규명하기 위한 조사가 진행 중입니다.
현지 시각 26일, 대부분 지역에서는 전력 공급이 재개됐고, 전날 밤 내려졌던 국가비상사태도 오전 9시부터 해제됐습니다.
< 가브리엘 보리치 / 칠레 대통령 (현지 시각 25일) > “북부의 아리카, 파리나코타, 남부 로스 라고스 지역에서 발생한 사건으로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오늘 오후 10시부터 수요일 오전 6시까지 이 지역들에 통행 금지령이 내려질 예정입니다.”
칠레 당국은 정전의 원인으로 “북부 지역의 송전선 장애”를 지목했고, 테러 등 외부 공격의 가능성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가브리엘 보리치 대통령은 민간 전력망 운영업체를 강하게 질책하면서 당국에 이번 정전 사태의 경위를 파악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연합뉴스 강재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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