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정부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 강화로 엔비디아가 미국과 중국 사이의 최대 협상 카드가 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현지시간 16일 진단했습니다.
미 상무부는 앞서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칩인 H20 등을 포함하는 새로운 중국 수출 허가 품목을 지정하며 반도체 수출 규제를 한층 강화했습니다.
H20 칩은 미국 정부의 규제 적용을 받지 않는 한도 내에서 엔비디아가 중국에 제공할 수 있는 최고급 사양의 AI 칩이었지만, 규제 강화로 수출길이 막혔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메가톤급 관세’를 부과하자, 중국도 미국에 대해 그에 상응하는 관세로 맞대응하는 등 갈등은 격화하고 있습니다.
WSJ은 “엔비디아는 이제 AI 개발을 둘러싼 패권 경쟁을 벌이는 미국과 중국, 두 초강대국 사이에 끼이게 된 셈이 됐다”며 “AI 컴퓨팅 분야에서 엔비디아 입지는 매우 강력해 하위 사양 칩조차도 수요가 넘쳐나지만, 미·중 간 무역전쟁에서 이것은 결코 좋은 일이 아니다”라고 짚었습니다.
이 매체는 이어 “성능이 낮은 칩조차도 중국 시장에 판매하지 못하게 된 것은 무역전쟁이 엔비디아의 비즈니스를 얼마나 흔들 것인지를 보여준다”고 지적했습니다.
엔비디아 매출에서 H20 칩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지만, 이번 수출 규제 강화로 엔비디아가 앞으로 계속 월가의 기대를 넘기고 실적 전망을 상향 조정해 나가는 데에는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고 WSJ은 전망했습니다.
엔비디아는 H20 칩을 중국에 사실상 수출하지 못하게 되면서 55억 달러의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지난 회계연도 1년간 H20 칩을 포함하는 엔비디아 데이터 센터 매출은 1,152억 달러로, 월가는 올해 매출은 50% 이상 증가한 1,820억 달러를 예상했습니다.
WSJ은 “특히, 주목할 점은 이 규제 강화 조치가 발표되기 하루 전 엔비디아가 미국 내 AI 슈퍼컴퓨터 제조를 위해 최대 5천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는 점”이라며 “이는 미국 내 제조업 유치를 추진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환심을 사기 위한 의도”라고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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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혜준([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