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 대화에 나섰다고 밝혔지만 두 나라 간 무역 전쟁은 외려 격화하는 모양새입니다.
미국이 그간 만지작거리던 중국 선박에 대한 입항 수수료 부과 카드를 결국 실행하기로 하면서 중국에 대한 압박을 더 끌어올렸습니다.
강재은 기자입니다.
[기자]
미국 무역대표부는 오는 10월부터 중국 기업이 운영하거나 소유한 선박에 미국 입항 수수료를 부과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들 선박에 톤당 50달러의 입항 수수료를 매기고, 매년 점차 올려 2028년에는 톤당 140달러를 부과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다른 나라 기업이 운영하는 선박이라도 중국에서 건조됐다면 톤당 18달러의 수수료가 부과됩니다.
미 무역 당국은 중국산 선박에 대한 수수료를 매년 늘리는 한편, 컨테이너 기준으로 수수료를 부과할 수 있다고도 밝혔습니다.
중국이 아닌 다른 국가에서 건조한 자동차 운반선도 수수료 부과 대상에 포함됐습니다.
이 세 종류의 수수료는 중복해서 물리진 않으며, 해운사가 미국 선박을 주문해 인도받는 경우 일부 선박에 수수료를 최대 3년 유예해 줍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국가안보 차원에서 미국의 조선업 육성을 강조해왔는데 자국산 선박 건조를 장려하면서 중국의 조선·해운 산업은 견제하려는 조처로 풀이됩니다.
한국 조선업계에는 기회가 될 것으로도 관측됩니다.
그동안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선박 건조 주문을 따온 중국 업계 대신 한국 조선업계로 주문이 몰릴 수 있다는 겁니다.
미 언론들은 또 앞서 트럼프 행정부가 다른 국가들과 관세 협상을 하면서 중국과 거래를 중단하면 관세를 인하해주겠다는 조건을 내세웠다고도 보도했습니다.
무역 협상에서 중국을 고립시켜 미국의 협상력을 극대화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지는 형국입니다.
중국은 미국의 입항 수수료 부과 결정에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린젠 / 중국 외교부 대변인> (현지시간 18일)”입항 수수료를 부과하기로 한 것은 자멸적인 조치입니다. 중국은 합법적 권익을 수호하기 위해 필요한 조처를 할 겁니다.”
영국 BBC 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세계 무역이 이미 혼란을 겪는 가운데 이번 발표가 나왔다”며 앞으로 혼란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연합뉴스 강재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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