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활절을 축하하기 위해 모인 35,000명의 사람들에게 축복을 전하기 위해, 프란치스코 교황은 성베드로 광장을 내려다보는 발코니에 깜짝 등장했습니다.
그로부터 채 24시간이 지나지 않아, 이탈리아 전역에는 교황의 선종을 알리는 종소리가 울렸습니다.
현지시간 21일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숨을 거두기 전날까지 빼곡한 스케줄을 소화했습니다.
특히 대중이 살아있는 교황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보게 된 이번 부활절에 교황은 유독 직접 군중 앞에 설 것을 고집했는데, 지켜본 이들은 그가 마치 이번이 ‘마지막 순간’이 될 것을 직감한 듯한 모습이었다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 BBC 방송 등이 전했습니다.
올해 초 심각한 폐렴으로 치료를 받고 지난달 23일 퇴원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최소 2개월은 요양하며 휴식하라는 의료진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외부 활동을 빠르게 재개했습니다.
퇴원 2주 만에 바티칸의 성 베드로 광장에 예고 없이 등장해 첫 공식 석상에 섰습니다.
로마를 찾은 영국 찰스3세 국왕 부부를 비공개로 만나고, 성 베드로 대성전을 깜짝 방문하는 등 외부 일정을 이어갔습니다.
부활절 연휴가 다가올수록 교황의 행보는 더욱 활발해졌습니다.
지난 13일 종려주일(부활절 직전 일요일)을 맞아 교황은 다시 의사의 조언을 무시한 채 성 베드로 광장에 모인 2만여 명의 군중 앞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이후 목요일인 지난 17일에는 매년 해왔던 것처럼 로마의 레비나 코엘리 교도소를 방문해 재소자와 직원들을 만났습니다.
평소 교황은 예수가 죽기 전 제자들의 발을 씻어줬던 것처럼 직접 재소자들의 발을 씻어줬지만, 이번에는 그러지 못한다며 미안해 했습니다.
대신 “여러분 곁에 여전히 있는 것은 할 수 있고, 그러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부활절 당일에는 JD밴스 미국 부통령을 만나 비공개 면담을 했는데, 이는 마지막 외교적 만남이 됐습니다.
이후 성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부활절 미사에서 “사랑하는 형제자매들이여, 행복한 부활절을 기원한다”는 육성 메시지를 마지막으로 남겼습니다.
미사가 끝난 뒤 의전 차량을 타고 광장을 돌며 군중들에게 인사했습니다.
교황을 가까이서 지켜본 신도들은 약해진 교황의 모습에 이번이 마지막 순간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한 것 같았다고 BBC는 전했습니다.
BBC 인터뷰에서, 로마 시민 알베르토는 “그는 우리를 축복해줬지만 그의 목소리는 쉬어 있었다”면서 그가 “마지막 작별 인사를 우리에게 해줬던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로마 시민 마리아 그라치아는 “평소 교황의 모습이 아니라는 것을 바로 알아차렸다”며 “교황의 마지막 소원으로 그를 광장에 모시고 온 것 같다”고 안사 통신에 전했습니다.
교황은 의전 차량을 타고 광장을 돌면서 인사를 했지만 손을 거의 들어 올리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아기들의 손을 잡고 이마를 만지는 등 축복을 전했고, 이는 작별 인사로 남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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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흠([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