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거 가톨릭 사제들이 저지른 아동 성 학대를 부당하게 처리했다는 비난을 받은 뒤 은퇴한 미국 추기경이 프란치스코 교황 장례 의례에서 주요 역할을 맡아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현지시간 24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대교구장을 지낼 당시 아동 성 학대에 부실 대처한 의혹을 받아온 로저 마호니(89) 추기경이 각각 25일, 26일 예정된 교황의 관 봉인과 유해 안치 의식을 주관할 추기경 9명의 일원으로 결정되자 아동 성 학대 피해자 단체들이 반발하고 있습니다.
사제들에 의한 성 학대 사건을 추적하고, 피해자들을 지원하는 단체인 ‘비숍어카운터빌리티'(bishopaccountabiliy)를 이끄는 앤 배럿-도일은 “그가 프란치스코 교황을 위한 공개 의식에 참여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며, 이렇게 되도록 허용한 추기경단 역시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라며 분개했습니다.
또 다른 성 학대 피해자 모임인 ‘사제 학대 생존자 네트워크’의 데이비드 클로헤시 전 대표는 마호니 추기경에게 역할을 부여한 것은 “(성 학대 부실 대처에) 공모한 주교들에게 ‘그들이 동료들에 의해 여전히 보호받고 존경받을 것’이라는 신호를 보내는 셈”이라고 지적했습니다.
1980년대 미국 최대 규모인 LA 대교구 대주교를 지낸 후 현역에서 은퇴한 마호니 추기경은 재임 당시 교구 사제들이 저지른 아동 성 학대를 은폐하고, 가해 사제들을 감싸는 등 성 학대에 미온적으로 대처했다는 비난을 받자 거듭 사과한 전력이 있습니다.
마테오 브루니 교황청 대변인은 마호니 추기경이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 절차와 관련한 두 의식에서 역할을 맡은 것은 그가 장례 미사에 참석한 추기경들 가운데 최연장자인 점을 고려해 내려진 결정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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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섭([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