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 정부가 한국과의 관세 협상이 점차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며 한국이 대선 전에 협상의 틀을 마련하기를 원한다고 밝혔습니다.
워싱턴 연결해 자세한 내용 들어보겠습니다.
정호윤 특파원.
[기자]
네 워싱턴입니다.
말씀하신 한국과의 관세 협상에 대한 얘기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100일을 맞아 경제 성과를 소개하는 기자회견에서 나왔습니다.
지난주 우리 정부와 고위급 통상 협의를 한 인물이죠.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이 백악관 브리핑룸 연단에 섰는데요.
한국과의 구체적인 협상 내용은 밝히지 않았지만 순탄하게 협상이 이어가고 있음을 강조했습니다.
관련 발언 들어보시죠.
<스콧 베선트/미국 재무장관> “(일본 인도 등 아시아 국가들은) 협상에 가장 적극적으로 협력해 왔습니다. 한국과의 협상 윤곽도 점차 드러나고 있습니다.”
한국의 6월 대선, 일본의 7월 참의원 선거 같은 정치 일정으로 관세 협상이 미뤄지지 않겠느냐는 질문도 나왔는데요.
베선트 장관은 오히려 선거 전에 성과를 보여주기 위해 협상의 기본 틀을 마련하기를 한국과 일본 정부가 원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듣기에 따라 관세 협상을 선거용 카드로 활용하려 한다는 오해를 불러올 수도 있는 발언인데요.
직접 들어보시죠.
<스콧 베선트/미국 재무장관> “이들(한국과 일본) 정부는 실제로 미국과의 협상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선거에 들어가기 전에 무역 협정의 틀을 마련하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베선트 장관의 이 발언은 6월 대선 이후 차기 정부가 미국과의 무역 협정을 마무리 짓도록 ‘7월 패키지 협상’을 주장해 온 우리 정부 입장과는 다소 거리가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100일을 기념한 기자회견인 만큼 최대한 성과를 강조하려는 취지로 풀이됩니다.
관세전쟁을 벌이며 첨예하게 맞서고 있는 중국에 대한 언급도 꽤 많았습니다.
중국과 관세 전쟁을 이어가더라도 미국 공급망에는 충격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고요.
관세를 철회하는 것도 중국의 책임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앵커]
트럼프 행정부가 자동차 관련 관세를 완화하기로 했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미국은 지난 3일부터 외국에서 들여오는 자동차에 25%의 품목관세를 부과하고 있고요.
다음달 3일부터는 자동차 부품까지 25% 관세를 확대 적용할 예정이었는데요.
외국에서 수입한 부품으로 미국에서 자동차를 만드는 기업에 한해 이 부품 관세를 2년간 줄여주기로 했습니다.
자동차 부품의 15%는 관세 없이 외국에서 들여와서 자동차 제조에 사용할 수 있다는 겁니다.
이 혜택은 단계적으로 시행될 예정인데요.
원래 25%인 자동차 부품 관세를 올해는 3.75%포인트, 내년에는 2.5%포인트 낮추는 효과가 있습니다.
미국 자동차 업체들이 당장 자체 공급망를 구축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만큼, 일종의 유예 기간을 줌으로써 부담을 덜어주자는 취지입니다.
미국 자동차 업체 뿐 아니라 외국 업체에도 해당되는 혜택이기는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미국 자동차 산업을 되살린다는데 방점을 두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말 들어보시죠.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우리는 업체들이 이 단기간의 작은 전환을 즐기도록 돕고 싶었을 뿐입니다. 그들이 (미국산) 부품을 구하지 못하더라도 처벌하고 싶지 않습니다.”
[앵커]
트럼프 대통령이 현지시간으로 오늘 취임 100일을 맞았군요.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은 잠시 뒤 미시간주 최대도시 디트로이트 머콤카운티에서 취임 100일을 축하하는 집회와 연설을 할 예정입니다.
미시간주는 미국 대선의 핵심 격전지로, 지난 대선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승기를 쥐여준 곳인데요.
특히 미국 자동차 산업의 심장으로 불리는 만큼 제조업 부흥을 강조해온 트럼프 대통령의 목소리와도 맞닿아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취임 100일을 맞은 지금, 대선 당시의 열기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며칠 새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 지표를 봐도 트럼프 대통령 100일에 대한 평가는 매우 박합니다.
대통령의 권한이 지나치다는 비판이 많았고 글로벌 관세 전쟁에 대한 시선 역시 곱지 않았는데요.
무엇보다 치솟은 물가와 흔들리는 주식시장 등 경제 전반의 침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백악관은 그래도 트럼프 대통령이 결국 경제를 살릴 거라며 전폭적 지지를 당부했는데요.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입니다.
<캐롤라인 레빗/백악관 대변인> “트럼프 대통령을 믿으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가 재선된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첫 임기에서의 역사적인 경제 성공 공식 때문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잠시 후 있을 취임 100일 연설에서도 자신의 경제 성과를 적극 부각하며, 행사의 공식 명칭인 ‘전설의 시작(LEGENDARY start)’을 미국 국민들에게 호소할 계획입니다.
지금까지 워싱턴에서 연합뉴스TV 정호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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