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미국산 헬기 결함 탓 대통령 순교”…미국 “왜 악천후에 헬기 띄우나”
[앵커]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의 헬기 추락 사망 사고의 원인이 기체 결함이라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이란이 제재 때문에 미국산 헬기 부품 조달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건데요.
미국은 악천후에 헬기를 띄운 이란이 애먼 데에 책임을 돌리고 있다고 받아쳤습니다.
이치동 기자입니다.
[기자]
라이시 대통령이 미국산 벨-212 헬기를 타고 이동 중에 기체 결함으로 인한 추락 사고로 순교했다고 이란 국영 IRNA 통신이 현지시간 20일 보도했습니다.
모하마드 자리프 전 이란 외무장관도 미국의 대이란 경제 제재가 이번 참사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미국 정부가 헬기 부품 판매를 금지해 정비 불량으로 이번 사고가 났다는 겁니다.
백악관은 악천후 속에 45년 된 헬기를 띄운 책임은 이란 정부에 있다고 맞받아쳤습니다.
<존 커비 /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 “미국의 제재 탓이라는 주장은 전혀 근거가 없습니다…. 이란 정권 스스로 만든 문제에 대해 또다시 미국을 비난할 방법을 찾고 있는데, 슬프지만 놀랍지 않은 일입니다.”
당초, 이란 측은 사고 원인으로 악천후에 무게를 두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사고 헬기가 이란과 아제르바이잔 국경 인근 산악 지대를 비행할 당시 짙은 안개 속에 눈까지 내려 시계가 거의 제로에 가까웠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란 내부 정적이나 이스라엘 배후 암살 가능성 등에 대한 추측도 난무합니다.
미국은 일단 이란의 조사 결과 공식 발표를 지켜보자는 입장입니다.
<로이드 오스틴 / 미국 국방장관> “사고의 원인이 무엇인지 예단할 수는 없습니다. 이란 측의 조사가 끝나야 더 자세히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 참사와 관련해 가짜 뉴스도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사고 소식이 전해진 후, 라이시 대통령이 타고 있다는 헬기가 산 중턱에서 연기를 내뿜고 있는 영상이 SNS를 통해 퍼졌습니다.
수백만회 조회수를 기록했지만, 2022년 조지아에서 추락한 구조 헬기 영상으로 밝혀졌습니다.
라이시 대통령이 기적적으로 탈출했다는 허위 정보가 퍼지기도 했습니다.
연합뉴스 이치동입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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