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멕시코와 캐나다에 대한 관세 부과를 4월 2일까지 유예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두 나라에 대한 관세 부과를 유예한 건 이번이 세 번째인데요.

오락가락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관련 업계와 시장의 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보도국 국제뉴스 담당 기자 연결해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이치동 기자

[기자]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 계획이 말 그대로 자고 나면 바뀌고 있습니다.

수시로 일정이 변경 돼 종잡을 수 없는 지경인데요.

이번엔 무역협정 대상인 멕시코와 캐나다산 물품에 대한 전면 관세 부과 시점을 4월 2일로 미루기로 했습니다.

발표는 현지시간 6일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과 통화 후에 나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트루스 계정에 “셰인바움 대통령과 얘기해 보고 나서 USMCA 무역협정이 적용되는 상품에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조치는 내달 2일까지 유효하다고 덧붙였습니다.

트럼프는 자신과 셰인바움 간 관계가 좋다면서 이민자와 마약성 물질인 펜타닐 문제 해결을 위해서도 함께 열심히 노력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캐나다에 대한 관세 유예는 따로 SNS에 적지는 않았는데요.

하지만, 결국 USMCA 협정의 또 다른 회원국인 캐나다에도 관세 유예를 하기로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과는 비교적 잘 지내지만,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에 대해서는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고 있습니다.

이날도 트뤼도가 관세 문제를 총리 자리 유지를 위해 이용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앵커]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이 또다시 주변국에 대한 관세를 유예한 배경도 궁금한데요.

뭐라고 보시나요?

[기자]

주변국과 전 세계를 상대로 충격요법을 쓰면서도, 미국 내 소비자와 기업이 감내할 충격은 좀 줄여보자는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달 미국의 무역적자가 많이 증가했고, 주가도 하락하면서 트럼프발 관세 전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불확실성과 경기 둔화에 대한 불안감 속에 오늘 뉴욕증시 주요 지수도 일제히 하락 마감했습니다.

관세가 또다시 유예 돼도 졍책 불확실성은 지속될 것이라는 불안감이 투자심리를 짓누른 것으로 풀이됩니다.

앞서 미국 자동차 업체들의 반발에 멕시코와 캐나다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유예한 바 있지 않습니까.

물론, 오는 9일 멕시코의 대대적인 보복 관세 발표가 예고됐던 상황에서, 정치 외교적인 사안에 대한 협상으로 어느 정도 얻을 건 얻었다는 판단도 있어 보입니다.

관세를 밀어붙이기보다는 한 번 더 전략적인 후퇴를 했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좋아하고, 이를 무기로 이런저런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결기는 있지만, 치밀하고 정교한 타임 테이블에 따라 진행 중인지엔 의구심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미국의 최대 무역 파트너를 상대로 한 전면 관세 부과가 간단한 일은 아닙니다.

상황에 따라 실리를 챙기기 위해 속도 조절을 하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제 취임 한 달 반이 된 트럼프 입장에서는 아직 시간도, 쓸 카드도 많다는 계산이 있을 겁니다.

트럼프는 오늘 12일 예정된 철강과 알루미늄 관세에는 변화가 없다고 못 박았는데요.

이건 그대로 시행될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만, 그래도 좀 지켜봐야겠습니다.

[앵커]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 외교적 목표 달성을 위해 관세 등 경제적 수단을 동원하는 모양새인데요.

이틀 전 트럼프 대통령의 의회 연설에서도 드러났듯이 한국도 이 칼날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기자]

말씀하신 의회 연설의 주제가 아메리칸 드림의 부활인데요.

이를 위해 관세를 필두로 제재 등 여러 경제적 수단을 활용할 전망입니다.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은 이날 뉴욕경제클럽 연설에서 무역으로 미국에서 돈을 벌어보겠다는 게 아메리칸 드림의 본질을 아니라고 선언했습니다.

트럼프의 글로벌 비전에 함께하지 않을 시 적대국에든 동맹국에든 경제적 압박을 가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습니다.

“다른 국가가 어떤 식으로든 미국 경제와 국민에 해를 끼치면 미국은 대응할 것”이라며 “이것이 바로 미국 우선 무역 정책”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동맹과 파트너 국가들이 안보 부담을 더 짊어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유럽 내 나토 회원국은 물론, 한국, 일본 등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됩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미 의회 연설에서 한국을 지목해 안보적으로 많이 도와주고 있는데 미국보다 네 배나 높은 관세를 매기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는데요.

한국 사례를 들어, 적이든 친구든 다를 게 없다는 취지의 발언까지 해 충격을 줬습니다.

트럼프발 관세 쓰나미가 머지않아 한반도에 다다를 것으로 보이는데요.

경보는 이미 수차례 울렸고, 실제 그 여파가 어디까지 미칠지 현재로선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지금까지 연합뉴스 이치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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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동(lc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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