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홍콩 업체가 파나마 운하 항구 운영권을 미국에 매각하기로 하자 중국 내부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습니다.

매국 행위라는 반응까지 나왔는데, 미중 간 새로운 갈등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전망입니다.

베이징에서 배삼진 특파원입니다.

[기자]

지난 4일 파나마 운하 항구 운영사의 지분 90%를 미국계 자산운용사 블랙록 컨소시엄에 매각한다고 밝힌 홍콩의 CK허치슨.

145일간 독점적으로 블랙록과 협상하기로 했지만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중국 당국이 불만을 표출하면서 매각 계약 성사 여부가 불투명해진 겁니다.

중국 정부 소유인 홍콩 대공보는 “파나마 운하 항구 운영사업권 매각 거래는 중국인을 팔아넘긴 배신행위”라며 비판에 나섰습니다.

중국 홍콩·마카오 사무판공실과 중앙정부 홍콩 주재 연락판공실은 이 논평을 홈페이지에 올리며 힘을 실었습니다.

중국 전문가들도 한목소리로 비판 대열에 합류했습니다.

<왕치앙/중국 국방대학 교수> “이 거래는 사업행위가 아닙니다. 트럼프와 협력해 중국을 억압하는 반역행위입니다. 이익을 보는 데 있어 원칙을 잊고 조국을 배신하는 뻔뻔한 행위입니다.”

홍콩 대공보는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하는 미 항구의 중국 선박 입항 수수료도 문제 삼았는데, 미국의 계산대로 된다면 중국의 조선과 해운, 대외무역, 일대일로까지 충격을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후 CJ허치슨의 주가는 6% 넘게 급락했습니다.

앞서 중국 정부는 CK허치슨의 파나마 운하 항구 운영권 매각이 ‘상업적 거래’라며 논평을 거절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트럼프 정부가 대중국 관세 고삐를 바짝 죄면서 운영권 매각이 중국의 추가 대응카드가 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순쉬원/중국 군사과학원> “미국이 파나마 운하를 장악한 이후, 이 운하는 중국과 미국 간 협상의 새로운 전장이 될 것이 확실합니다.”

리카싱 CK그룹 창업자는 본토 자산을 상당 부분 매각하면서 중국 정부와도 껄끄러운 관계로 알려졌습니다.

CK허치슨은 세계 23개국 40여개 항만 운영권도 매각을 추진 중인데, 매각이 원활하게 추진될지 주목됩니다.

베이징에서 연합뉴스TV 배삼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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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삼진(baes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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