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가자지구 곳곳에서 하마스를 규탄하는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시위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1년 반 가까이 이어진 전쟁으로 쌓인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분노가 폭발하며, 하마스의 정치력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강재은 기자입니다.

[ 기자 ]

이스라엘군의 폭격으로 폐허가 돼버린 가자지구 북부 베이트 라히야 거리를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행진합니다.

< 가자지구 북부 베이트 라히야 / 현지시간 26일 > “우리는 시민 정부를 원한다!” “이런 파괴를 일으킨 자들은 부끄러운 줄 알아라!”

약 3천명 정도로 추산된 시위대는 이스라엘과 전쟁을 끝낼 것을 요구하며 “하마스는 물러나라”고 외쳤습니다.

< 마무드 아흐메드 / 팔레스타인 주민 (현지시간 16일) > “우선 이스라엘 점령군에게 전쟁을 중단하라고 전합니다. 두 번째는, 하마스 정부를 향한 메시지입니다. 형제들이여, 우리는 할 만큼 했습니다. 집도, 음식도, 월급도 없습니다. 가족도 남지 않았고 저는 장애를 얻었습니다. 이제 충분합니다.”

가자지구 남부의 핵심 도시, 칸 유니스로도 시위가 확산하며 하마스의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울려 퍼졌습니다.

1년 넘게 이어지는 고통과 죽음, 굶주림에 지친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반전을 호소하는 거리 시위에 나서고 있습니다.

가자지구에서 반(反)하마스 시위가 일어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입니다.

하지만 오랜 전쟁 끝에 이스라엘의 감시망을 피해 지하로 숨어 들어간 하마스는 무장대원이 오히려 시위대에 몰매를 맞는 등 힘을 쓰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주민들의 희생을 강요하는 하마스의 투쟁 전술이 한계에 이르렀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하마스는 “의심스러운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가자지구의 상황을 악용하려는 자들이 있다”라며 이번 시위에 배후 세력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하지만 개전 직후 급등하기도 했던 하마스의 지지율은 크게 낮아져 지금은 전체 주민의 3분의 1 정도만 하마스를 지지하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200만명 중 5만명이 넘는 주민의 목숨을 앗아가고, 거의 전역을 폐허로 만든 전쟁에 많은 이들이 지쳐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연합뉴스 강재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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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재은(fairydus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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