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I 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난 1월 최악의 산불 피해를 겪은 미국 서부 최대 도시 로스앤젤레스(LA)에서 ‘야자수 퇴출론’이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현지 시각 30일 LA 산불 이후 야자수가 화재에 취약하다는 이유로 야자수를 없애자는 목소리가 확산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야자수는 LA의 상징이라고도 할 수 있을 만큼 LA 전 지역에 심겨 있습니다.

야자수는 그러나 가지와 잎이 풍성한 활엽수에 비해 보행자들에게 제공하는 그늘 면적이 작고, 화재에도 훨씬 취약한 것으로 평가됩니다.

특히 야자수 껍질에 불이 붙을 경우 순식간에 나무 상단부까지 불길이 치솟고, 불씨가 더 넓은 지역으로 확산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입니다.

이 때문에 1월 LA 산불 진화 과정에서도 야자수로 인해 소방관들이 진화 작업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야자수가 LA의 토착 식물이 아니라는 점도 퇴출론에 힘을 싣는 요인입니다.

애초 LA는 큰 나무가 자라지 않고, 관목과 풀밭으로 이뤄진 지역이었지만 1800년대 후반 부동산 개발업자들이 야자수를 많이 심어 마케팅에 활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1932년 LA 올림픽 때도 도시 미관을 위해 야자수를 많이 심었습니다.

현재 LA시는 약 10만 그루의 야자수를 관리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야자수를 대체할 수종으로 캘리포니아의 토착종인 참나무를 꼽고 있습니다.

참나무가 산불에 더 강하고, 야생동물에도 더 많은 먹이와 서식지를 제공한다는 주장입니다.

그러나 산불 피해를 야자수 탓으로만 돌리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는 반론도 존재합니다.

LA 산불이 통제 불능 상태가 된 이유는 강한 바람과 밀집된 건물 때문이지 야자수의 탓만은 아니라는 주장입니다.

스테파니 핀세틀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교수는 “무분별하게 야자수를 심어도 곤란하지만, 모든 야자수를 없애면 후회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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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정상(jus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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