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일가가 가상화폐에 대한 투자를 급속도로 확장하고 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현지시간 31일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과 차남인 주니어와 에릭이 설립한 AI 인프라 업체 ‘아메리칸데이터센터'(ADC)가 비트코인 채굴업체 ‘아메리칸 비트코인’을 출범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비트코인 채굴기 6만1천대를 가동할 예정인 아메리칸 비트코인은 세계 최대의 비트코인 채굴업체가 될 것이라는 게 트럼프 일가의 설명입니다.
ADC는 새로 출범하는 아메리칸 비트코인의 지분 20%를 소유하게 됩니다.
트럼프 일가는 지난해 대선을 전후해 가상화폐 투자를 본격화했습니다.
트럼프 주니어와 에릭은 지난해 9월 가상자산 플랫폼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WLF)을 출범해 트럼프 대통령 부부의 밈 코인을 판매했으며, 매출액은 우리 돈으로 8천억 원에 달합니다.
트럼프 대통령도 미국을 가상화폐의 수도로 만들겠다고 공언한 뒤 친 가상화폐 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트럼프 일가가 비트코인 채굴 분야에까지 손을 뻗치면서 이해충돌 가능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백악관 법률 고문실에서 수석 윤리 변호사를 지낸 리처드 페인터는 월스트리트저널에 “적어도 1기 행정부 때는 골프장과 호텔이 전부였지만, 지금은 가상화폐에 뛰어들고 있다”며 “이해 상충은 파괴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이 우호적인 정책을 발표할 때마다 가상화폐 시장이 급등세를 보인 바 있습니다.
그러나 에릭은 이런 지적에 대해 “부동산 사업에 대한 최고의 위험 분산 수단은 가상화폐”라며 투자 다변화를 위한 것뿐이라는 입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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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림(l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