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가 보복 조치에 나선 중국에 대한 관세를 125%로 끌어 올리고, 대신 다른 나라들에게는 90일간 상호관세를 유예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워싱턴 연결합니다.

정호윤 특파원.

[기자]

네, 워싱턴입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또 바뀌었습니다.

이쯤되면 ‘변덕이 죽 끓듯 하다’는 표현이 들어맞을 정도인데요.

말씀하신대로 자신의 상호관세 부과 방침에 유일하게 반기를 들고 보복 조처를 해 온 유일한 나라, 중국에만 화력을 쏟아부은 겁니다.

중국산 수입품에 1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것인데요.

초고율 관세, 관세폭탄이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 수준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파격적 조치에 나선 배경으로 “세계 시장에서 중국이 보인 존경심이 부족했으며 미국에 보복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고요.

이 밖에도 구구절절 다양한 이유를 들었는데, 한 마디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관세 정책에 반발한 중국에 이른바 ‘괘씸죄’를 적용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스스로도 이번 조치가 중국의 관세 보복에 대한 것임을 인정했습니다. 잠시 들어보시죠.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우리가 무역에서 겪어온 일에 대해 말씀드리면, 오직 중국만이 그런건 아니지만 중국은 역사상 가장 큰 남용자였습니다.”

당초 미국의 34% 상호관세 부과에서 불붙은 양국의 관세 힘겨루기는 결국 125%의 유례없는 관세 폭탄 선언에 이를 정도로 최악의 대치를 이어가는 모습인데요.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의 말입니다.

<스콧 베선트/미국 재무장관> “저는 무역 전쟁이라고 부르지 않지만, 중국이 확전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매우 용감하게 대응했습니다. 우리는 교역 파트너들과 함께 해법을 마련할 것입니다.”

세계무역기구 WTO는 미중 무역 갈등으로 양국 간 교역이 80%까지 감소할 수 있다고 추정했습니다.

[앵커]

반면 중국을 제외한 다른 교역 상대국들은 석달간 상호관세 부과를 유예하기로 했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불똥이 중국으로 튀는 사이 다른 국가들은 일단 한숨을 돌리게 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75개국 이상이 관세 협상을 위해 미국 대표에게 접촉을 해왔고 아무런 보복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는데요.

중국을 제외한 이들 국가에 한해 앞으로 90일간 상호관세를 유예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 기간 동안 10%의 기본 관세에 대해서도 상당한 인하를 승인했다고 부연했습니다.

25%의 상호관세 부과가 결정됐던 우리나라도 앞으로 90일의 유예기간 동안에는 10% 기본관세만 적용됩니다.

다만 철강과 자동차 등에 대한 품목별 관세는 그대로 유지됩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 장관은 “각 국가에 대한 관세 해법은 맞춤형으로 하되 시간이 약간 걸릴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에 직접 참여하고 싶어하기 때문에 90일 유예를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관련 발언 들어보시죠.

<스콧 베선트/미국 재무장관> “우리는 90일 유예로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다른 나라들의 입장이 바뀔지 보겠습니다.”

[앵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들과의 관세전쟁에서 한걸음 물러선 것은 불가피한 측면도 있다는 지적이 있는데요.

[기자]

네 이번 상호관세 유예 발표는 트럼프발 관세전쟁으로 미국은 물론 전 세계의 주식 시장이 연일 폭락하는 상황에서 나왔습니다.

미국 내부적으로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고요.

한 마디로 경제가 휘청거리는 상황에서 트럼프 관세 정책에 비판 목소리가 커지자 전술적인 후퇴를 택한 것으로 보입니다.

관세전쟁이 미중 양국의 힘겨루기로 전환되면서 일시적으로나마 관세 뭇매를 피하게된 다른 국가들은 미국과의 협상에 속도를 내게 될텐데요.

우리 입장에서는 6월3일 대선을 거쳐 새 정부가 출범한다는 점에서 일단 새로운 리더십 하에서 전열을 정비한 채 관세 협상에 나설 전기를 마련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베선트 미 재무장관의 말처럼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협상에 참여하겠다고 나설 경우 이 과정 또한 녹록치 않을거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립니다.

지금까지 워싱턴에서 연합뉴스TV 정호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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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윤(ikaru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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