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부가 심각한 폭력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높은 사람을 식별하기 위한 ‘살인 예측’ 프로그램을 개발 중인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미래 범죄를 사전에 막기 위한 취지라고 하지만, 인권침해가 우려된다는 것입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현지시간 8일 영국 정부가 이름, 생년월일, 성별, 인종, 전국 경찰 전산망에 입력된 개인 식별번호 등 정부가 가진 범죄 정보를 기반으로 잠재적 범죄자를 식별하는 알고리즘을 개발 중이라고 보도했습니다.

해당 프로젝트는 ‘살인 예측 프로젝트’라고 불렸다가 현재는 ‘위험 평가 개선을 위한 정보 공유’로 명칭이 바뀌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리시 수낵 전 총리 재임 당시 총리실의 의뢰로 시작됐으며, 영국 보호관찰국과 맨체스터 경찰 등 다양한 기관의 범죄 데이터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영국 비영리단체 ‘스테이트워치’는 이 프로젝트를 폭로하면서 영국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이들은 “디스토피아적 발상”이라며, 해당 프로젝트에 범죄 전력이 없는 사람들, 나아가 범죄 피해자의 개인정보까지도 무분별하게 수집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법무부와 맨체스터 경찰 간 체결된 데이터 공유 협약서에 ‘가정폭력 피해자’ 등 범죄 피해자의 개인정보도 제공하기로 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정신 건강, 중독, 자해, 장애 등 민감한 건강 정보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스테이트워치’의 소피아 라일 연구원은 “사람들을 폭력 범죄자로 분류하는 자동화된 도구를 만드는 것은 매우 잘못된 일이며, 이 프로젝트를 위해 민감한 개인정보를 사용하는 것은 인권침해 요소가 짙다”고 우려했습니다.

이어 “이 모델은 형사사법 시스템에 내재된 구조적 차별을 강화하고 증폭시킬 것”이라고도 덧붙였습니다.

이에 대해 영국 정부는 “연구용 단계에 머물러 있으며, 최소 한 건 이상의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들의 데이터만 사용했다”고 반박했습니다.

또한 “살인 범죄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은 범죄자의 특성을 검토하고, 중범죄 위험성 평가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사람들을 보호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현실판 ‘마이너리티 리포트’라는 반응도 있습니다.

이 프로젝트가 2002년 개봉한 톰 크루즈 주연의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를 떠올리게 한다는 것입니다.

영화 속 미래를 보는 예지자에게 의존해 범죄를 예측하는 ‘프리 크라임’ 시스템과 유사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영화가 초능력자들의 예지를 기술이 분석하는 방식이라면, 이 프로젝트는 데이터 기반 분석으로 예측 모델을 구축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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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서연(jswh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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