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온순한 성격과 귀여운 외모로 전 세계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설치류 ‘카피바라’가 아르헨티나 부촌에서 골칫덩어리로 전락했습니다.
현지시간 17일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부자 동네로 꼽히는 노르델타에서 카피바라에 대한 불임 백신 접종이 시범적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는 카피바라의 잦은 출몰로 주민들이 일상생활에 불편을 겪고 있다는 항의에 따라 개체 수를 줄이기 위한 조치로 알려졌습니다.
현지에서는 ‘카르핀초’라고도 불리는 카피바라는 주로 남미에 서식하는 설치류로, 다 자라면 몸길이가 1m 이상, 몸무게는 60kg을 넘습니다.
사람과 잘 어울리는 동물로 알려져 있으며, 우리나라를 비롯한 미국과 멕시코, 중국, 일본 등지에서는 이를 본뜬 인형이나 액세서리가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이처럼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받고 있는 카피바라지만, 노르델타 주민들은 최근 몇 년간 카피바라로 인한 피해가 늘었다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사람을 공격하지는 않지만 반려견을 공격하거나, 교통사고를 유발하고, 집 마당에 들어와 쓰레기통을 뒤지는 사례도 보고됐습니다.
현재 노르델타에는 1천 마리가량의 카피바라가 서식하는 것으로 추산되며, 이는 2년 전보다 3배 이상 늘어난 수치입니다.
2020년 코로나19로 주민들이 실내 생활을 하자, 카비파라들이 푸른 잔디와 깨끗한 물이 있고 천적이 없는 이 지역을 점령하기 시작했다는 게 생물학자들의 설명입니다.
주민들의 민원을 접수한 부동산 개발 업체는 지방정부의 승인을 받아 수의사를 고용해 카피바라에게 불임 백신을 시범적으로 접종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노르델타가 카피바라 서식지를 파괴한 게 더 문제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노르델타는 파라나강 습지 위에 조성됐는데, 이 때문에 지난 2000년 건설 당시부터 환경단체의 반발이 이어져 왔습니다.
카피바라 보호 운동을 벌이고 있는 주민 실비아 소토는 “카피바라를 위한 자연 보호구역 조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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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림(l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