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중국과 고강도 관세 전쟁을 벌여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일 중국에 대한 관세 인하를 시사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은 미국과 협의나 협상을 진행한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는데요.

베이징 연결합니다.

배삼진 특파원.

중국은 미국에 대화를 원하면 관세를 전면 철폐하라고 요구했죠.

[기자]

예, 그렇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연일 중국에 대한 관세율이 지나치게 높다며 크게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중국과의 협상도 잘 되고 있다는 뉘앙스를 풍긴 바 있죠.

하지만 중국은 정면으로 반박했습니다.

중국 정부는 미국과 협의나 협상을 진행한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궈자쿤 / 중국 외교부 대변인> “이것은 모두 가짜 뉴스입니다. 내가 아는 한, 중국과 미국은 관세 문제에 대해 협의나 협상을 한 적이 없으며, 합의에 도달한 적도 없습니다.”

다만 미국과 대화의 문이 열려 있다는 점은 재확인했습니다.

하지만 어떤 형태의 교섭이나 협상도 상호 존중을 바탕으로 평등한 방식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압박과 위협, 협박은 중국과 거래하는 올바른 방식이 아니라는 점을 또다시 내세웠는데요.

여기에 대화의 조건을 하나 더 내걸었습니다.

<허야둥 / 중국 상무부 대변인> “미국이 진정으로 해결책을 찾는다면 국제사회와 자국 내에서 들리는 이성적인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중국에 대한 일방적인 관세를 전면 철폐하며, 평등한 대화에 나서서 이견을 궁극적으로 해소해야 합니다”

[앵커]

이른바 미중 관세전에서 중국이 기선잡기에 성공했다는 분위기인 거 같은데, 중국 언론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예, 중국 포털 바이두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 관세 인하가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올랐고, SNS인 웨이보에서도 2억5천만명이 넘게 보며 큰 관심을 나타냈습니다.

중국 지무뉴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중국 관세 인하 언급으로 패배를 인정했다며 반색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전화 기다리기’에서 ‘관세 대폭 인하’로 180도 선회했다고도 진단했습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미국이 상호관세로 기대하는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이 거듭 언급해온 빅딜이 성사되려면 상호 존중, 평화 공존, 윈윈 협력에 기반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의 대중국 관세율이 현재 절반 수준인 50~65%로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미국이 실제로 이같이 조치한다면 동등관세를 원칙으로 내세운 중국 역시 동일한 수준으로 내릴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중국에선 실질적인 의미는 없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입니다.

상호관세율이 50% 이상 넘어가면 사실상 교역을 할 수 없다는 게 경제학자들의 대체적인 분석입니다.

당장 미중 간 컨테이너 운송량이 3분의 1가량 줄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더 줄어들 것이란 얘기입니다.

이는 코로나19로 인한 공급망 교란 때보다 더 심각한 피해를 안기는 걸로 분석됐습니다.

<스잔/중국 상하이외대 교수> “관세가 과도하게 높아진 만큼 이는 더 이상 실효성도 없을 뿐만 아니라 모든 부정적 요인(악재)이 시장에 완전히 반영된 상태입니다”

[앵커]

트럼프 대통령의 오락가락 관세 정책에 각국 협상도 빈손 우려가 커지고 있는데요.

미중 간 협상의 물꼬가 트일 수 있을까요.

[기자]

예, 미국은 중국을 뺀 각국에 90일간 상호관세를 유예하는 조치를 취했는데요.

90개 나라와 무역협정을 맺겠다고 큰소리를 쳤지만 실현 불가능했다는 회의론이 커지고 있습니다.

협상을 담당할 부처 인선도 채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인데 통상 몇 년씩 걸리는 무역 협상이 조기 타결되는 것은 어렵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입니다.

당장 중국과의 협상은 시작조차 못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을 만나 담판을 짓고 싶은 모양새지만 시 주석은 그럴 마음이 없는 것 같습니다.

중국 내부에서는 백악관에서 면박을 당하고 쫓겨난 젤렌스키의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고 있습니다.

이른바 트럼프의 공개쇼에 대한 거부감이 큰데, 정상 간 담판이 아닌 단계적인 실무 협상이 먼저라는 분위기입니다.

그러려면 상당히 많은 시간과 공을 들여야 합니다.

결국 누가 더 오래 버틸 수 있느냐가 이번 관세전쟁의 성패를 가름할 부분인데요.

중국은 대미 수출을 14%대로 낮췄지만 미국은 중국 의존도가 높습니다.

중국은 내수가 5%만 성장해도 대미 수출분을 메울 수 있다는 분위기인데요.

애국소비 열풍이 불면서 테슬라보다 비야디, 애플보다 오포나 화웨이 제품을 더 선호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보잉 여객기를 반품할 정도로 기술력에 대한 자신감이 높아진 상황에서 중국이 미국보다 유리한 패를 쥐고 있다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베이징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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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삼진(baes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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