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역전쟁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잘못된 선택으로, 결국 중국이 승자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영국 언론을 통해 잇따라 제기되고 있습니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현지시간 29일 보도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며 중국을 비롯한 세계와 무역전쟁을 벌이면서 승리를 자신하고 있지만,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중국의 기업과 투자자, 노동자들이 무역전쟁이 가져올 고통에 이미 익숙하다는 점을 그 이유로 들었습니다.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지난 25년 동안 극심한 가격 경쟁과 정치적 간섭 등 혹독한 환경을 겪은 것과 달리 미국은 그런 경험이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미국은 금융시장 혼란과 중국산 생활용품의 부족 등 이번 무역전쟁이 초래할 고통에 얼마나 견딜 수 있을 지에 관해 새로운 시험에 맞닥뜨린 셈이라고 이코노미스트는 논평했습니다.
최근 몇 년간 중국 경제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등으로 둔화했고, 지난해 6월 기준 중국 기업의 30%가량이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방 정부와 국영 은행의 대출로 버티는 중국 기업 입장에서는 미국의 고율 관세가 달갑진 않지만, 무역전쟁을 계기로 어차피 예정된 구조조정을 앞당긴다면 중국에는 기회일 수 있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또 중국에는 미국산 제품이 많지 않지만, 미국에서는 중국산 물품의 수입이 중단되면 상점 진열대가 텅 비게 될 것이라는 점도 이코노미스트는 짚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이 고통 견디기 경쟁에서 승리하려고 고군분투하겠지만 결국 패배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많은 국가가 미국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길 바라고 중국의 이기적 무역 관행에 불만을 품는 상황인데도 트럼프 대통령이 고율 관세로 동맹국도 동시에 압박하면서 스스로 입지를 약화했다는 점
도 그 근거로 들었습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의 칼럼니스트 마틴 울프도 무역전쟁은 미국과 중국 양측에 고통을 준다면서도 미국이 왜 패배할 수밖에 없는지를 따졌습니다.
그는 중국의 경우 자국민이 미국인보다 경제적 고통을 더 잘 견딜 수 있다고 믿지만, 계산적인 미국은 동맹국의 전폭적 지지도 받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 입장에서 무역전쟁은 주로 ‘수요 충격’이지만 미국에는 주로 ‘공급 충격’이라며 공급 중단보다는 수요 감소가 대비하기가 더 쉽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또 미국은 분명히 무역전쟁에서 중국에 이기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하며, 백악관도 이 같은 사실이 분명해지면 적어도 부분적으로 후퇴한 뒤 승리했다고 선언하고 다른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 전 세계를 상대로 국가별 상호관세를 발표했지만, 채권시장이 요동치자 지난 9일 중국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에 대해 상호관세를 90일 유예했습니다.
또 이날 외국에서 수입한 부품으로 미국에서 자동차를 만드는 기업들의 부품 관세 부담을 2년간 줄여주는 행정명령에 서명하기도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중국에 협상 가능성을 언급하며 잇따라 유화적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것도 두드러진 변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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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정상(jusang@yna.co.kr)